| ▲ 미즈호증권이 마이크론과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반에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투자 전문 매체들은 중국 CXMT의 시장 진입과 같은 리스크를 지목하며 다소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HBM3E 및 HBM4 고대역폭 메모리 전시용 샘플.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중장기 업황 전망을 두고 증권사와 외신들의 시각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내수시장에 집중된 고객사 기반과 기술 부족 등 약점을 극복하고 입지를 키울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미즈호증권의 보고서를 인용해 “D램과 낸드플래시 업황이 2028년 이전까지는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즈호증권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증설 투자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는 어려운 만큼 2027년에도 공급 부족 상황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바라봤다.
마이크론을 비롯한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으로 고객사들과 반도체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수익성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배런스는 “마이크론 주가가 6월 말 1200달러를 넘어 고점을 기록한 뒤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사실상 변화가 없다”며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론의 이익 증가세가 최소한 3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즈호증권은 이번 보고서에서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1375달러로 유지했다. 11일 마이크론 주가는 868.52달러로 장을 마쳤는데 약 58%의 상승 여력을 바라본 셈이다.
하지만 미국 투자전문지들은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주가에 여전히 중장기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단기간에 반등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틀리풀은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치 대비 주가 지표가 매우 낮아졌지만 주가가 반드시 저평가된 상태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을 전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 증가로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급증해 호황을 이끌었지만 장비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 수요도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틀리풀은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과거에는 수 년에 한 번씩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며 반도체 호황 사이클을 이끌었던 반면 퇴근에는 교체 주기가 약 1년으로 짧아지며 전례 없는 업황 호조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생산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중장기 관점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지목됐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주기가 길어지는 반면 반도체 출하량은 늘어난다면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를 피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 중국 CXMT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전시장 사진. <연합뉴스> |
중국 CXMT가 최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며 확보한 자금으로 D램 생산 투자를 대폭 확대할 가능성도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에 리스크로 떠올랐다.
배런스는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중국 기업의 공급 능력에 고객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즈호증권은 이와 관련해 중국 경쟁사의 진입을 두고 시장에서 과도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CXMT는 중국 내수 고객사들의 수요에 주로 대응할 공산이 크고 첨단 인공지능 메모리반도체의 핵심인 HBM 분야에 뛰어들 수 있는 기술 역량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CXMT와 맞대결을 벌이며 가격이나 물량 경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투자전문지 FX리더스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고려한다면 CXMT와 같은 중국 기업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관측을 전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정부의 금융 지원을 받아 기술력을 높이고 생산 능력을 계속 확대한다면 글로벌 시장에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FX리더스는 “중국 업체의 진출 영향은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약세로 전환하는 시기에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체제 전략이 단기간에 힘을 잃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결국 FX리더스는 투자자들이 미즈호증권을 비롯한 증권가의 낙관적 시나리오보다 중장기 리스크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메모리반도체 호황 지속에 다시금 확신을 얻고 관련 기업 주식을 매수하려면 업황이 장기간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더욱 분명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FX리더스는 “마이크론의 현재 주가는 여전히 강력한 수요 증가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며 “실적이 계속 늘어나더라도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면 주가에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