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오른쪽)와 마티 켐프 여사가 6월3일 현대차그룹 공장(HMGMA)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차량을 타고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아시아 자동차 업체가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에 수혜를 입으며 미국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가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설비 일부를 하이브리드차용으로 바꿔 수요에 재빠르게 대응하는 가운데 일명 미국 ‘빅3’ 또한 뒤늦게 시장에 진입해 전체 파이가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조사업체 바움앤어소시에이츠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와 토요타 및 혼다가 미국 하이브리드차 전체 시장 가운데 86%를 점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7월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4만3727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와 혼다의 판매 증가 폭은 22%와 15%로 나타났다. 토요타는 자사 브랜드인 렉서스까지 합쳐 같은 기간 60만 대가 넘는 하이브리드차를 미국에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하이브리드차 상위권 가운데 토요타에 판매 대수는 열세를 보이지만 증가율은 가장 높게 나타난 셈이다.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조사업체 RBC캐피털마켓은 7월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약 20%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반면 전체 완성차 판매량은 1.5% 감소했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해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료를 덜 쓰는 하이브리드차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7월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30%가량 상승한 갤런당(약 3.78리터) 4.06달러(약 5700원)로 집계됐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도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기여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9월 미국 정부가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천만 원)까지 제공하던 보조금 정책을 철회하면서 하이브리드차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금 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여러 전기차 모델이 시장에서 사라졌다”며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 포드 내연기관 트럭 F-150 재고가 4월12일 미국 콜로라도주 센테니얼에 있는 대리점에 줄지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차량이다.
시동을 걸거나 느린 속도로 주행하면 전기 모터를 이용하고 일반 주행 환경에서는 엔진을 사용한다.
앞서 현대차는 2024년 8월28일 서울에서 진행한 투자자 행사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조지아주 공장 전기차 생산 설비 일부를 하이브리드차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차종도 당초 7개에서 14개로 확대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렇듯 현대차처럼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한 업체는 미국 내 수요 증가에 힘입어 판매를 더 늘릴 공산이 크다.
GM과 포드 및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 부진에 대응해 뒤늦게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콜벳 한 모델만 하이브리드차로 제공하는 GM은 라인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포드는 203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차 모델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할 방침을 세웠다. 스텔란티스 또한 주행거리를 늘린 하이브리드차 도입을 추진 중이다.
결국 미국 내 높은 휘발유 가격과 전기차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생산 확대에 먼저 힘을 준 현대차가 선발 업체로서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컨설팅업체 머피오토모티브파트너스는 지난 6월25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올해 19%에서 2031년 27%로 증가할 것이다”며 “내연기관차 점유율은 66%로 감소하고 전기차 점유율은 7%대에 머물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