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브로드컴과 대규모 파운드리 및 메모리반도체 공급 협약을 체결하면서 TSMC 사업 모델에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대만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홍보용 사진.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2천억 달러(약 293조 원) 규모의 메모리 및 파운드리 협약을 체결하자 대만 매체에서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만 TSMC가 반도체 위탁생산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서 분명한 우위를 갖추고 있지만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7일 대만 공상시보는 “삼성전자의 차별화 전략이 대규모 브로드컴 수주로 이어졌다”며 “파운드리 선두 기업인 TSMC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브로드컴과 2천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5년에 걸쳐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하고 메모리반도체도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TSMC는 그동안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파운드리를 사실상 독점하며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나가고 있었다.
공상시보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수직계열화한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위탁생산 수주 사례를 확보하며 TSMC와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며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브로드컴을 비롯한 고객사에 메모리반도체 물량 제공을 약속하는 대가로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의 사업 구조를 갖춰내기 유리해졌다.
공상시보는 삼성전자가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와 고대역폭 메모리를 하나의 설루션으로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고객사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TSMC는 순수 파운드리 사업 모델을 유지하고 있어 이러한 장점을 확보하기 어렵다.
고객사들이 TSMC 대신 삼성전자와 협력하면 반도체 설계와 검증, 양산에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공상시보는 “TSMC가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기술력과 수율, 패키징 능력에서 모두 삼성전자에 큰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TSMC 고객사들은 메모리반도체를 별도로 사들여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연히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들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협력으로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할 이유가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공상시보는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73%, 삼성전자는 7%로 큰 차이를 보였다는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전했다.
파운드리 시장 판도가 단기간에 크게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공상시보는 “브로드컴과 협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구조의 장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하며 “인공지능 시대에 핵심 기술 두 가지를 모두 갖춰냈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