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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법 301조 관세' 적용 앞두고 한미 막판 협의, 지난해 '15% 합의' 지킬까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6-07-22 17: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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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가 24일 종료 시점을 앞두면서 이재명 정부가 무역법 301조 관세 적용을 둘러싸고 막판 한미 협의에 나섰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제조업 과잉생산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가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에서 확보한 ‘15% 관세 상한’을 흔들지 않도록 하는 데 협상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무역법 301조 관세' 적용 앞두고 한미 막판 협의, 지난해 '15% 합의' 지킬까
▲ 미국의 무역법 301조 관세 적용이 가시화되면서 정부가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에서 확보한 15% 관세 상한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한미 통상·투자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7월24일(현지시각) 글로벌 관세 부과 종료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정부는 관련 동향을 기민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금주에 미국을 방문하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관련 사항을 미국 상무부, USTR(미 무역대표부)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10% 글로벌 관세를 한시적으로 운용해왔지만 적용 기한이 이번 달 24일 종료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강제노동과 제조업 과잉생산을 이유로 한 새로운 관세 체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행위로 미국의 무역에 제약이 생기는 때 광범위한 영역에서 보복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같은 법 122조와 달리 관세율 상한 규정이 없고, 미국 내 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요청이 있으면 의회 승인 없이 4년 동안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을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두 조사 모두 대상에 포함했으며 강제노동 분야에서는 이미 12.5% 관세 부과 방침을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과잉생산 조사 결과까지 반영될 경우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15% 관세 상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이 예고했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만약 과잉생산을 이유로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의 실질 부담이 15%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합의는 합의(A deal is a deal)"라며 기존 무역합의에 따른 관세 상한선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지난달 김정관 장관과의 화상면담에서 당초 15% 합의가 유지되는 과정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기존 관세합의가 유지된다는 원칙을 재확인받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301조 자체는 관세 상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도 기존에 걷던 관세 수입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며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합의한 15%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위법 판결로 상호 관세를 못 부과하고 122조는 기한이 종료되니까 법에 저촉되지 않는 형태로 관세를 확보하기 위해 301조를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핵심 협상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무역법 301조 관세' 적용 앞두고 한미 막판 협의, 지난해 '15% 합의' 지킬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에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한미 통상·투자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 상무부나 무역대표부(USTR)에서 (무역법 301조 관세와 관련해) 그동안 한미 양국 이익의 균형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며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도 잘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미국 측과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과 추진 일정을 협의하고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도 참석한다. 그는 "미국과 투자 프로젝트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하고 일정도 합의할 것"이라며 "대미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것이 이번 방미의 뚜렷한 의제"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 관해서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하는 플랫폼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새로운 관세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으로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3500억 달러 가운데 1500억 달러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배정됐다. 정부는 조선협력센터 출범을 계기로 MASGA 사업을 구체화하고 미국 측에 협력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의 301조 관세 적용 근거 자체를 적극 반박하는 논리도 협상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교수는 "한국은 과잉생산을 유발하는 국가가 아니라 그 영향으로 피해를 보는 국가"라며 "정부가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한국이 301조 관세 부과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상대로 강하게 협상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지만 자칫 본보기 사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완급을 전략적으로 조절해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은 대규모 투자와 맞바꾼 '15% 관세 상한' 확보가 핵심 성과로 평가됐다. 이번 협의는 그 합의를 새로운 301조 관세 체계에서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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