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2026-06-22 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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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토교통부가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 일부를 국가가 보전하는 ‘3분의 1 최소보장제’ 시행을 앞두고 실제 지원액 산정 기준을 구체화한다.
피해자가 보증금의 3분의 1을 일괄적으로 지원받는 방식이 아니라 경·공매 배당액, 임대인 변제액, 기존 공공임대·매입 관련 지원액 등을 뺀 부족분만 지원받는 구조라 직접지원의 실효성과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은 7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어 있는 매물.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22일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과 같은 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예고기간은 6월22일부터 8월3일까지다.
이번 입법예고는 4월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5월12일 공포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의 후속조치다.
개정된 전세사기특별법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공매 등을 거친 뒤에도 회복한 금액이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면 그 부족분을 최소지원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신탁사기 등 적법한 임대 권한이 없는 사람과 계약한 피해자에게는 최소보장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선지급·후정산 제도도 도입됐다.
이날 발표된 시행령안의 핵심은 이 같은 법률상 원칙을 실제 계산식으로 바꾼 대목이다.
국토부 시행령안은 최소지원금을 ‘A-(B+C+D)’로 산정하도록 했다. A는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결정될 당시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이다. B는 경매·공매 등을 통해 받은 배당액 또는 배분액, C는 임대인 등으로부터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통해 회수·변제받은 금액, D는 기존 공공임대·피해주택 매입 관련 차액과 임대료 지원액이다.
이에 따라 하위법령 정비의 쟁점은 ‘3분의 1’이라는 보장 비율 자체를 넘어 그 3분의 1에서 무엇을 피해 회복액으로 차감하느냐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는 경·공매 배당액이나 임대인 변제액, 기존 공공임대·매입 지원액을 반영해야 중복지원을 막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공공임대나 임대료 지원처럼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까지 보증금 현금 회복액과 같은 방식으로 차감되면 실제 손에 쥐는 직접지원금이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다.
선지급금 산식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시행령안은 선지급금을 ‘A-(B+C)’로 계산하도록 했다. A는 임차보증금의 3분의 1, B는 임차보증금반환채권으로 회수·변제받은 금액, C는 선지급금 지급 전까지 받은 임대료 지원액이다. 이름은 선지급이지만 보증금의 3분의 1을 일괄적으로 먼저 지급하는 방식은 아닌 셈이다.
선지급 이후 정산 방식도 구체화됐다. 시행령안은 정산대상액이 선지급금보다 크면 초과분을 추가로 지급하고, 정산대상액이 선지급금과 같거나 작으면 추가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정산 시기는 국토부 장관이나 위탁기관이 금액 발생 여부와 시기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공매와 채권 회수 시점이 피해자마다 다른 현실을 반영한 조항이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추가 지급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2월5일 국회 정문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2월 임시 국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동담보·신탁사기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피해 유형도 과제로 남아 있다.
피해자단체는 그동안 신탁사기와 다세대 공동담보 피해주택 지원을 위한 배드뱅크 도입, 피해자 인정 요건 완화, 임대인 동의 없는 피해주택 시설관리 방안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시행령안은 선지급금 산정과 정산 기준을 마련했지만 공동담보 피해주택의 장기 지연 문제나 배드뱅크 도입 요구를 직접 반영한 구조는 아니다.
반대로 재정 부담과 형평성 우려도 시행령 산식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임차보증금 최소보장금 사업으로 279억4100만 원이 반영됐고, 정부는 약 4800명에게 1인당 평균 3310만 원 수준의 지원을 예상했다.
민간 임대차 계약에서 발생한 피해를 공적 영역에서 구제하는 데 제도적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전제로, 이번 시행령안이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피해자 지원에 집중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정부가 입법예고한 후속 시행령안을 두고 “현재로서는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 내에서 피해자 구제와 생활 지원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시행령안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보증금 3분의 1을 지원한다는 원칙을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떻게 계산할지에 있다. 경·공매 배당액과 임대인 변제액뿐 아니라 기존 공공임대·매입 관련 지원액까지 차감하는 산식이 직접지원의 체감 효과를 좌우할 수 있어 하위법령 정비 과정에서 피해자 구제 실효성과 재정 통제 사이 균형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