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이스X가 성공적 상장으로 일론 머스크 CEO를 향한 주주들의 신뢰를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와 합병이 추진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및 테슬라 CEO.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테슬라와 합병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CEO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에 절대적 지배력을 갖추고 규제 영향도 받기 어려워 주주들이 합병을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일론 머스크의 다음 발걸음은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이 될 것”이라며 “일부 주주가 반대하겠지만 손을 쓸 방법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공모가 대비 최고 49%에 이르는 주가 상승폭을 보였다.
지난해 적자를 보는 등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일론 머스크를 향한 주주들의 신뢰가 굳건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가능성은 증권사에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두 회사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어 시너지를 낼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이런 시각의 근거로 꼽혔다.
뉴욕타임스는 주요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스페이스X 경영진도 소셜네트워크(SNS) 및 TV 인터뷰를 비롯한 여러 채널에서 테슬라와 합병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인공지능(AI) 사업 및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으며 차량과 배터리 등 제품의 사실상 내부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스페이스X와 테슬라 경영을 모두 총괄하는 일론 머스크의 역량이 분산되지 않고 비용 및 자원을 절약하는 효과도 나타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X가 상장을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테슬라와 추가로 전략적 협력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점도 합병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지목됐다.
| ▲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테라팹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홍보용 사진. <테라팹 홈페이지> |
뉴욕타임스는 일론 머스크가 실제로 두 회사 합병을 추진할 때 다른 주주들이 이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일론 머스크는 현재 스페이스X 의결권 약 80%, 테슬라 의결권 약 2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합병에는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한 만큼 테슬라 주주 다수가 동의해야 합병이 현실화될 수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일론 머스크를 향한 투자자 및 이사회의 신뢰를 고려하면 테스라 주주총회 표결에서 합병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테슬라나 스페이스X 주주가 합병에 반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쉽지 않다. 두 회사의 본사가 모두 텍사스주에 있어 사실상 법적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텍사스주 법률상 지분을 3% 이상 보유한 주주만 합병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바라봤다.
미국 경쟁당국의 인수합병 관련 규제도 변수로 지목됐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모두 인공지능 관련 기업이라 반독점 규제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정부가 대규모 인수합병에 우호적 기조를 보였고 일론 머스크가 그동안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에 로비를 확대해 온 만큼 유리한 위치를 갖고 있다는 에릭 탤리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의 관측을 전했다.
유럽연합 등 다른 국가 규제당국이 스페이스X와 테슬라 합병을 문제삼을 수는 있지만 특정 산업에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뉴욕타임스는 결국 주주 소송이나 규제보다 스페이스X 및 테슬라의 주가 흐름이 합병 추진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두 기업의 주가가 모두 상승세를 보여 주주 여론이 우호적이라면 합병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힘을 잃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찰스 엘슨 델라웨어대 와인버그 기업지배구조센터 창립 이사는 "강세장에는 모두가 돈을 벌기 때문에 행복하다"며 "일론 머스크는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지점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