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6-06-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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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가 오프라인을 활용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
[비즈니스포스트]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가 외국인 고객 증가 흐름 속에서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매장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보완하는 쇼룸을 넘어 해외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고 해외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는 전초기지로 활용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
7일 무신사의 상황을 종합하면 외국인 고객은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올해 일본과 중국 황금연휴 기간인 4월29일부터 5월5일까지 자체 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와 편집숍 무신사스토어의 글로벌 특화 매장 12곳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53%를 기록했다. 해당 매장은 서울 성수, 홍대, 명동, 강남, 한남과 부산 서면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상권에 있다.
올해 1분기 관광객 특화 주요 점포 5곳인 명동·한남·성수·홍대·강남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39.7%에 이르렀다. 특히 명동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54%로,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고객에게서 나왔다.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조 대표는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 외국인 고객의 구매 흐름에 주목할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매장에서 어떤 브랜드와 상품군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보면 해외에서 통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를 미리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보유한 플랫폼이다. 한국 매장에서 외국인 고객의 반응을 얻은 브랜드는 글로벌 온라인몰 노출 확대, 현지 팝업, 해외 편집숍 입점, 신규 매장 구성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지표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매 전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이 어떤 상품을 집어 들고, 어떤 제품을 입어본 뒤 구매하는지, 어느 가격대나 사이즈에서 이탈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창구로 꼽힌다. 함께 구매하는 품목이나 매장 직원에게 자주 묻는 내용도 현지 상품 구성과 판매 전략을 짜는 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 대표로서는 해외 매장을 열기 전 국내에서 외국인 고객 반응을 확인하며 출점 지역과 상품 구성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무신사스탠다드의 중국 오프라인 확장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신사는 지난해 말 중국에 무신사스탠다드 첫 매장을 연 뒤 상하이를 중심으로 점포를 늘리고 있다. 올해는 항저우에 4호점을 열며 중국 오프라인 네트워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무신사가 국내 오프라인을 활용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무신사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 랜더링 이미지. <무신사>
중국 사업에서는 국내 매장에서 확인되는 중국인 고객의 구매 반응이 중요한 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 무신사스토어와 무신사스탠다드 합산 매장의 중국인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173%나 늘었다.
업계에서는 중국인 고객의 국내 구매 데이터 표본이 누적될수록, 향후 현지 시장에 통할 상품군과 가격대를 예측하기가 용이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쌓은 반응을 중국 현지 매장의 상품 구성과 운영 전략에 반영할 경우 조 대표의 해외 확장 부담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스탠다드는 국내 주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과의 접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유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무신사스탠다드만의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SPA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이 성과를 내면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해외 진출 통로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흥행이 검증된 브랜드를 글로벌 인프라와 연계한다면 플랫폼의 해외 시장 확장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관광객 매출을 해외 수요로 곧바로 해석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다만 관광객의 구매 행위는 환율 변동이나 면세 혜택, 방한 트렌드 등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의 단발성 구매가 현지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재구매'로 연결될지 여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지 시장에서는 경쟁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국내 매장에서는 K패션이라는 신선함이 구매를 이끌 수 있지만 해외 매장에서는 현지 브랜드, 글로벌 SPA, 온라인 플랫폼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가격대와 사이즈, 계절성, 선호 색상도 국내 관광객 매장에서 확인한 반응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입점 브랜드와의 관계 설정도 조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무신사가 외국인 고객 구매 흐름을 해외 전략에 활용할수록 어떤 브랜드를 먼저 내세울지, 데이터와 성과를 어떻게 공유할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체 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 중심으로 해외 접점이 확대되면 입점 브랜드가 느끼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가 플랫폼으로서 신뢰를 유지하려면 외국인 고객 데이터를 특정 브랜드의 성장 수단으로만 쓰기보다 해외에서 통할 가능성이 있는 입점 브랜드를 함께 발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 수요를 확인하는 핵심 접점으로 보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주요 상권에서 무신사스탠다드 매장을 접하는 글로벌 고객이 늘어나면서 국내 오프라인 경험이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와 사업 확장 가능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