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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카카오의 도 넘은 카톡 '생일 선물하기' 마케팅, 생일에 폰 끄게 만든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6-05-27 10: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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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카카오의 도 넘은 카톡 '생일 선물하기' 마케팅, 생일에 폰 끄게 만든다
▲ 카카오의 카카오톡 이용자 생일 이용 '선물하기' 마케팅이 도를 넘는다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카카오>
[비즈니스포스트]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일에 '탱크 데이'란 이름으로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를 하고, '책상에 탁' 선전 문구를 써 논란을 빚고 있다.

전두환 신군부가 탱크를 앞세워 5.18 광주 민중항쟁 현장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전두환 정권이 1987년 박종철 열사를 고문해 죽여놓고 '책상을 탁 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거짓말한 짓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무신사는 속건성 양말 광고를 하며 '책상을 탁 쳤더니 억 하고 말라서'란 표현을 썼다. 이 역시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사건을 조롱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앞서 미국은 이란혁명수비대 군 시설을 공습하며 초등학교에 폭탄을 떨어트려 12살 이하 초등학생과 교사 175명을 숨지게 했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사과와 피해 보상도 없다.

쿠팡은 이용자 개인정보 3천여만 건 유출하고도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김범석 창업자가 사과도 하지 않는 등 적반하장 태도를 보여 '탈팡'(쿠팡 탈퇴) 사태를 불렀다. 미국 정부·정치권에 로비해 우리나라 정부를 압박하도록 하는 행태를 보여 '한-미 이간질' 비판까지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짜증난다'고 꼽는 것들이다.

미국의 이란 초등학교 폭격을 놓고는 전 세계적으로 '전쟁 범죄' 비난이 쏟아졌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민중항쟁 조롱 행태는 비판을 넘어, '탈벅'(스타벅스 이용 거부)과 함께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계열사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과거 '멸.콩' 행태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정 회장의 행태를 두고는 "역사적 감수성과 사회적 공감대 부족에서 빚어진 '폭력'"이란 진단까지 나온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도 나섰다.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과 무신사 광고를 거론하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 그로 시발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고 짚었다.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을까요"라고도 했다.

모두 '선', 다시 말해 '금도'를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사례들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카카오의 카카오톡(이하 카톡) 이용자 생일 이용 '선물하기' 마케팅 행태를 놓고도 선을 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카톡 이용자들의 피로감과 짜증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카톡 업데이트 과정서 어떤 오류가 발생했나'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생일을 비공개로 설정해놓은 것 같은데, 올해 갑자기 생일 축하 문자가 쏟아졌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20일을 전후해 취재를 겸해, 카톡이 생일이라고 알려준 지인 몇몇에 대화(채팅) 방에서 축하 문자를 보내고, 전화 통화를 해봤다.

신경외과 의사 장아무개(63)씨는 "너도 생일 축하 문자 보냈네. 올해 갑자기 카톡으로 생일 축하 문자가 쏟아지고, 축하 전화도 많이 온다. 한결같이 카톡이 내 생일이라고 알려줬다며 생일을 축하한다고 한다. 작년까지는 안 그랬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 생일은 8월이야. 주민번호 앞자리 생년월일로 생일이 알려진 것 같아. 예전 시골에선 출생신고를 제 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잖아. 축하 문자를 보냈는데 모른 척 할 수도 없어, 진료 중간 중간 오늘은 내 생일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슬슬 짜증이 나네"라고 덧붙였다.

작은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김아무개(65)씨는 "올해 갑자기 생일 축하 문자가 많이 오네. 생일 선물이라며 커피+케익 쿠폰을 보내오기도 한다. 이런 경험 올해 처음이다. 어찌해야 하나,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기자 권아무개(28)씨는 "갑자기 쏟아지는 출입처 홍보실 사람들 생일 축하 문자와 선물 쿠폰 때문에 미치겠다. 올해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이들은 한결같이 생일을 비공개로 해놓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동안은 카톡이 생일이라고 알려줬다며 축하 문자나 선물을 받은 기억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지난 4월 카톡이 크게 바뀌는 업데이트가 있었다고 하던데, 어떤 이유로 생일 비공개 설정이 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이다.

물론 이들의 기억이 왜곡됐을 수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에게 "최근 이뤄진 카톡 업데이트 과정서 오류 등으로 생일 비공개 설정이 풀렸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확인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생일 알림 기능은 이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이용자 설정에 따라 노출 여부가 결정된다. 이용자가 설정을 끌 수도 있다. 또 생일 정보는 이용자가 직접 계정에 입력한 정보를 기준으로 표시된다"고 말했다.

질문을 피해갔다. "혹시 지난 4월 카톡 업데이트 과정서 어떤 이유로 생일 비공개 설정이 풀렸을 가능성이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카카오 측은 "그런 얘기 들은 바 없다. 좀더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생일 축하 문자와 전화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생일에는 스마트폰을 '방해 금지' 모드로 돌려놓거나, 아예 꺼놓는다고 밝히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방해 금지 모드란 문자메시지와 카톡 문자 알림은 물론 전화 수신 벨소리·진동 등까지 다 꺼놓는 상태를 말한다. 

"제 생일의 첫 시작은 바로바로 핸드폰 끄기. 저는 생일 전날 자기 전에 12시가 땅 되면 바로 핸드폰을 방해금지 모드로 돌려놓습니다."

유명 음악 크리에이터 악동뮤지션(악뮤)의 이수현(26)씨가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ISTP가 생일을 보내는 방법'에서 밝힌 내용이다. ISTP는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에서 내향형 유형 중 하나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시는 게 너무너무 감사한데, 너무 감사해서 하나하나 답장하고 전화 받고 이러는 걸 하루종일 하고 있게 되더라.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릴게요. 연락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날이 되면 밀린 답장을 다 하는 편이니까 너무 나쁘게 보진 말아주세요"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과장급 직원 김아무개(35)씨는 "최근 생일이었는데, 사무실에서 축하 전화 받기가 좀 그래서 상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스마트폰을 무음 상태로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생일 축하 문자나 전화를 피해 숨기까지 하는 모습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대중화로 생일 축하 인사는 물론 선물까지도 동시 다발로 간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인사와 선물을 반가워하지 않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씨 유튜브 영상 등에는 '생일도 '일'이다', '생일에 폰 꺼놓는 거 공감해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어쩌다 생일 축하 문자와 선물을 거북스럽게 여기며 피로감까지 호소하고, 심지어 피하기까지 하게 됐을까.

카카오의 도 넘는 카톡 이용자 생일 이용 '선물하기' 마케팅을 주범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선물하기란 카톡 화면에서 바로 상품 쿠폰을 구입해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카톡을 통해 생일 축하 문자와 함께 이모티콘과 선물을 간편하게 보낼 수 있다.

카카오는 카톡 수익성 극대화 차원에서 생일과 명절 등 각종 기념일과 선물하기 서비스를 결합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술까지 적용해 카톡 이용자 생일 선물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기업의 수익 극대화 노력을 폄훼하거나 꼬집을 생각은 없다. 다만 도가 지나치면 이용자들이 불편해하고, 이미 그런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문제삼고자 할 뿐이다.

이런 문제 의식을 갖고, 카카오의 카톡 이용자 생일 이용 선물하기 마케팅을 지난 며칠 지켜봤다.

매일 눈 뜨면 날씨 앱을 열어보고 카톡을 확인하는데, 카톡을 열면 바로 '생일인 친구' 명단이 뜬다. 생일인 친구 이름 옆마다 '선물하기' 버튼이 붙어 있다.

아래 '친구의 생일을 확인해보세요'를 누르면 어제가 생일인 친구와 앞으로 며칠 안에 생일인 친구 명단을 생일 날자별로 보여준다. 각 이름 옆마다 '선물하기' 버튼이 붙어 있다.

카카오는 이용자 서비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생일을 공유하고 간편하게 선물도 주고받게 해 관계가 증진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도가 지나치고 있며, 부담스러워하거나 짜증을 호소하는 이용자가 많아지고 있다.

카톡 이용자 권아무개씨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생일 선물을 하라고 강요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아무개씨는 "선물을 하라고 가스라이팅당하는 기분이다. 부담스럽다. 선물을 안하면 안 될 것 같은 강박감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카카오의 카톡 이용자 생일 이용 마케팅은 갈수록 더 대담해지고 있다.
 
생일을 맞은 카톡 이용자의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 전용 쿠폰'을 첨부한 카톡 문자를 보내는 게 대표적이다. 오늘이 친구 생일이니 어서 선물을 하라고 권하는 꼴이다. 선물 구매 때 쓰라는 할인 쿠폰도 첨부돼 있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카카오의 도 넘은 카톡 '생일 선물하기' 마케팅, 생일에 폰 끄게 만든다
▲ 카카오가 생일을 맞은 카카오톡 이용자 지인들에게 '친구 000의 생일이니 선물을 하라'고 권하는 문자 화면. 할인 쿠폰이 첨부돼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 제공>
언론인 김아무개(63)씨는 지난 20일 '(광고) 카카오톡 선물하기' 문자를 받았다. "권00 생일기념. 생일선물 쿠폰을 드려요. 오늘이 가기 전에 따뜻한 선물 추억을 만들어보세요"란 문자메시지에 '생일선물 전용 쿠폰'이 첨부돼 있다. '오늘 자정까지 사용 가능' 문구도 달려 있다.

김씨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어서 빨리 생일 선물을 구입해 보내라는 강요를 받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문자에서 거론된 생일 당사자 권씨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선을 넘는 마케팅이다. 나를 욕보인 것 같아 불쾌하다. 이 쿠폰을 받은 분이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냐. 그 분이 앞으로 내 얼굴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겠나"라고 발끈했다.

지칠 줄 모르는 AI는 생일 당사자에게도 선물 할인 쿠폰을 보내며 쿠폰 유효기간이 지날 때까지 '보내드린 생일 선물 15% 할인 쿠폰을 기한 내에 사용하라'는 문자를 쉼없이 보낸다.

이용자 포용은 소홀히 하면서 이용자 활용은 적극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4월13일 카톡을 업데이트하며, 일정 버전 이전 구형 운영체제(OS)가 깔린 구형 스마트폰에서는 카톡을 이용할 수 없게 했다. 이런 단말기에서는 카톡 앱이 열리지도 않고, 그동안 주고받은 문자·사진 등도 볼 수 없게 했다. 문자·사진 백업도 안된다.

카톡은 그동안 '국민 메신저'로 지칭돼왔다. 카카오는 이를 앞세워 전자정부의 국민 공지 채널 자리도 꿰차기까지 했다.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공지가 카톡으로 보내질 때가 많다.

구형 스마트폰을 쓴다는 이유로 카톡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만큼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 공지에 사각지대가 생기는 꼴이다. 이런 이유로 카톡으로 보내던 공지를 휴대전화 상태에 상관없이 이동통신 가입자면 다 받을 수 있는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서비스 기반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카카오가 이용자 포용 차원에서 구형 운영체제 장착 스마트폰에서도 카톡의 기본 기능은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꼬마 버전'을 따로 내놓거나, 추억의 문자·사진 등을 백업할 기회를 추가로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를 외면한다. 사전 공지를 하는 등 사업자로써 할 도리는 다 했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카톡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게 '차단' 내지 '손절' 오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4일 서울대 옆 관악산 입구. 한 여성 등산객 김아무개(59·서울 서초구)씨가 지하철 관악산역을 빠져나오는 다른 등산객을 보자 마자 대뜸 목소리를 높였다.

"야! 너 왜 내가 보낸 카톡 안읽니. 나한테 뭐 서운한 거 있어?"

마침 나도 관악산 등산을 가던 중이었다.

김씨는 "어느 날부터인가 카톡을 보내도 읽지 않았다. 1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를 차단했나, 내가 뭘 서운하게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둘은 이 날 만나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카톡 손절 오해를 풀었다. 친구가 오래된 스마트폰을 쓰다 카톡 이용을 차단당한 것이었다.

김씨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갑자기 카톡 안읽으면 괜한 오해 말고 전화 걸어 상황을 확인해보라는 기사 좀 쓰라"고 했다.

최근 들어선 유튜브 이용 때도 생일을 입력하라는 요구를 자주 받는다. 그렇잖아도 카카오의 과도한 카톡 이용자 생일 마케팅 때문에 짜증이 나곤 하는데, '눈치를 밥 말아 먹은 거 아니냐'고 한마디 해주고 싶다.

간만에 텔레그램 앱을 열었다. 신규 가입자 명단이 주욱 뜬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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