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디지털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2025년 12월 ‘ADFW 2025 글로벌 마켓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한화생명> |
[비즈니스포스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이 한화 금융계열사 전반에 걸친 ‘디지털 금융’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사장이 강점을 보여 온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 성과는 한화그룹 내 김 사장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21일 금융권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사업과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율 3.9%를 약 6천억 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은 6월15일이다.
취득이 완료되면 한화투자증권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포함해 두나무 지분 9.84%를 확보하며
송치형 두나무 의장,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에 이은 3대 주주로 올라선다.
한화투자증권은 공시에서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 및 사업시너지 확보 차원에서 지분 추가 취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추가 지분 취득을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 실물자산토큰화(RWA),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 자산시장 확대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을 포함 글로벌시장에서 가상자산 제도화 및 기존 금융권과 협업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협력관계를 넓히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그동안 강조한 디지털 금융 전략의 연장선에서 이번 투자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2021년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 약 6%를 취득할 당시에도 시장에서는 김 사장의 디지털 금융 활성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고 바라봤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는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지분구조로 엮여있다. 한화생명이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등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하는 형태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생명의 손자회사로 한화자산운용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한화생명이 한화투자증권에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만큼 이번 지분투자 확대 역시 금융계열사 전반 차원의 디지털 전략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 ▲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 구조. <비즈니스포스트> |
김 사장은 그동안 글로벌·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신사업 확대를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보스포럼 참석이 대표적이다.
김 사장은 올해 1월은 물론 매년 초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 임원진과 함께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WEF)’에 직접 참석해 네트워크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한화생명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블록체인·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다졌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웹3 투자기업 리버티시티벤처스(LCV)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쟁글(Xangle)과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가상자산 데이터 및 리서치 협력을 맺고 100억 원 규모를 투자했다.
쟁글은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인프라와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세, 공시, 리서치, 온체인 데이터 등을 제공하는 가상자산 정보 인프라 기업이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이 디지털 금융 등 신사업 성과를 확대할수록 한화그룹 오너3세 체제에서 김 사장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오너3세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한화에서 방산, 조선, 에너지 등을 이끌고 있고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비전·아워홈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신설 지주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금융계열사 계열분리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향후 금융 계열분리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김 사장의 경영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신사업 성과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4월 말 한화그룹 분석 보고서에서 “기업설명회 등에 따르면 금융 부문의 분할 등 추가적 지배구조 변경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오너 3세들의 사업영역이 명확해지고 있는 만큼 계열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 ▲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는 글로벌과 블록체인 사업 등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가 쟁글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한화생명> |
김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미국 벨로시티 증권과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을 인수하는 등 해외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3816억 원 가운데 450억 원(약 12%)을 해외사업에서 거뒀다.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서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부다비 금융주간(ADFW) 2025 글로벌 마켓 서밋’ 개회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이 결합하는 새로운 금융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한화금융은 당시 “전통 금융의 신뢰성과 디지털 금융의 개방성을 결합해 고객의 자산과 금융 생활을 하나의 온체인 여정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