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카드가 법인카드(기업카드) 시장에서 큰 폭으로 점유율을 높이면서 존재감을 더했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진성영업’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개인카드 부문의 성장 여력이 점차 낮아지는 가운데 법인카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성장세가 이어지면 하나카드가 법인카드 시장 업계 1위 도약을 노려볼 수도 있다.
| ▲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법인카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나카드> |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법인카드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카드이용금액(국내외 일시불·할부 포함, 구매전용 제외)은 5조87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현대·롯데·하나·우리·BC) 가운데 점유율 17.49%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 말보다 0.75%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카드업계 가장 큰 폭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0.39%포인트, BC카드는 0.13%포인트, 현대카드는 0.01%포인트씩 점유율을 높였다.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는 점유율이 떨어졌다.
이용금액 증가 규모도 두드러진다.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6811억 원 늘었다. 역시 같은 기간 카드사 8곳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하나카드가 지금과 같은 성장 흐름을 유지한다면 업계 1위 KB국민카드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하나카드는 업계 2위에 자리한다. KB국민카드와 점유율 격차는 1.7%포인트에 그친다. 2024년 말만 해도 2.5%포인트 이상 차이 났는데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체크카드를 제외한 법인신용카드 기준으로는 이미 하나카드가 1위에 올라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법인신용카드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KB국민카드와 엎치락뒤치락하다 연간 점유율 1위로 마감했다. 올해 1분기까지도 선두를 지키고 있다.
성영수 사장의 ‘진성영업’ 기조가 법인카드 시장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진성영업은 일시적으로 성과를 내는 영업이 아니라 고객과 회사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는 영업을 뜻한다.
법인카드 부문에서 예를 들면 단기 발급 실적을 채우기에 급급한 영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객이 이용하면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나카드가 2026년 경영전략에서 ‘기업카드 일반 매출 성장 가속화’를 짚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법인카드 이용실적 분류에는 크게 ‘일반’과 ‘국세·지방세’가 있다. 세금 납부 중심이 아니라 기업의 실질 소비 영역에서 이용금액을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 ▲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의 법인카드이용금액 점유율. |
성 사장이 직접 영업 현장을 챙기는 점도 하나카드의 성장 배경으로 제시된다.
성 사장은 앞서 하나은행에서 영업1부장, 경기영업본부장, 기업그룹장(부행장) 등을 지냈다. 오랜 기간 쌓은 법인 네트워크와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하나카드의 강점으로 구현하고 있다.
법인카드는 성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성장 핵심 축으로 점찍은 부문이다. 그런 만큼 솔선수범해 법인카드 성장에 온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그룹 시너지 역시 경쟁력 요인이다. 하나은행 영업점 채널을 활용한 법인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업계 카드사와 비교해 유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카드업계에서 법인카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성 사장의 성과는 더욱 의미를 가진다.
카드사들은 사실상 포화 상태로 여겨지는 개인카드 시장을 넘어 법인카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맞물려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성장이 제한된 반면 법인카드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어서다.
법인고객은 개인고객보다 카드 이용금액이 큰 만큼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제공 가능한 카드사 혜택이 제한돼있어 수익성 강화에도 유리하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카드이용액의 0.5%를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개인카드 시장에서 혜택과 이벤트 등에 따라 상품 교체가 자주 일어나는 반면 법인카드 시장에서는 일정 기간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여겨진다.
더 나아가 법인카드는 개인고객 접점 확대 통로로서 역할도 수행한다. 기업 명의로 발급되지만 실제 사용자는 직원 개인이기 때문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근무하는 회사의 법인카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개인고객에게 하나카드 브랜드를 노출하고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개인의 카드상품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