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전기차 전환 가속화하나, 실적 부진 배터리 업계 중동사태로 '반등 전환' 맞을지 주목
최재원 기자 poly@businesspost.co.kr2026-03-09 16: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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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 주변 국가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에 돌입했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갈 태세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환율 상승, 경기침체 등 세계 경제에 중동발 오일쇼크 공포감 확산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이 배터리 업계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가 오르면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구매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해소되며 그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배터리 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며 반사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사>
다만 배터리 업계의 실질적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중동 사태에 따른 해운 운송비 급등, 배터리용 핵심 광물소재의 수급 변화 등 풀어야 할 변수가 많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전쟁 여파로 쿠웨이트뿐 아니라 이라크, 사우디 등이 이란의 드론 공격에 원유 생산을 일시 중단한 상황이다.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국제유가는 계속 급등하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9일 나란히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지금과 같은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유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전기차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향후 몇 주 동안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약 420원 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간 1만5천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 가격이 420원 상승하면 휘발유차와 전기차의 차량 가격 차는 4년이면 상쇄될 것으로 분석됐다. 5년 이상 탈 경우 전기차가 연료비 절감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셈이다.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한 9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유가가 상승하면 전기차 구매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중국 인민대학교와 덴마크 공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북유럽에서 휘발유 가격이 1% 상승할 때 전기차 판매량이 0.85%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또 중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215원 가량 오르면, 전기차 판매량이 4.67% 증가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유가 급등은 전기차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배터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유가 상승이 배터리 업계에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원자재 수급부터 완제품 수출까지 대부분을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리튬과 니켈 등 핵심 배터리 소재의 가격 하락에 따른 배터리 수익성이 악화할 여지도 있다. 실제 중동 지역의 배터리 수요 둔화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던 리튬과 니켈 가격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유가 상승으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출시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으며, 배터리 업계도 반사수혜를 누릴 수 있으나 핵심 소재 가격 변동성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