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12-12 16: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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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약이 자사주 소각 대신 다른 회사와 지분 맞교환을 선택해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동국제약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법안 통과를 앞두고 1%도 채 되지 않는 자사주를 서둘러 타사와의 주식 맞교환에 활용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동국제약의 낮은 주주환원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동국제약은 자사주 37만1987주(지분율 0.82%, 70억 원 규모)를 환인제약 자사주 60만 주과 맞교환한다고 공시했다. 맞교환하기 전의 동국제약의 자사주는 49만1680주(지분율 1.08%)였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전략적 제휴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분 교환으로, 사업협력 관계 강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협력 내용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공시를 통해 “처분예정 자기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0.82%를 장외처분하는 것으로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약이 밝힌 대로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환인제약과의 지분 교환이 사업 시너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동국제약도 일반의약품이나 화장품으로 주목받지만 전문의약품(ETC) 분야 제네릭 및 개량신약 개발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고, 12종류의 신경정신계 약물 파이프라인 등을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약의 자산 규모에 비해 이번 자사주 처분 규모가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자체가 소극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나마 보유하던 자사주마저 주주환원(소각)이 아닌 타사와의 지분 동맹 구축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동국제약의 소극적인 주주환원 의지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 마데카크림 타임리버스 포켓몬 메타몽 에디션. <동국제약>
동국제약의 낮은 주주환원율은 지속적인 이슈다. 실적과 재무 여력은 충분하지만, 이를 주주환원이나 성장 투자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시선이 꾸준했다.
동국제약의 최근 3년 동안 배당성향은 2022년 15.2%, 2023년 17.6%, 2024년 15.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시가배당률 역시 1.08%, 1.11%, 1.21%에 불과하다. 배당총액도 오랫동안 80억 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83억 원, 2024년 92억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주환원 대신 미래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시선이 나온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동국제약과 매출 규모가 비슷한 HK이노엔(7.93%), 보령(6.23%) 등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이는 동국제약의 안정적인 실적 추이와도 대비된다.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 화장품 헬스케어 부문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올해도 연결기준 매출 9천억 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내년 연매출 1조 원 달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2023년과 2024년 판매수수료율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일시적으로 한 자릿수로 하락했으나, 올해 다시 두 자릿수 회복이 전망된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