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5-12-12 15: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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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과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나란히 연임에 성공하면서 두 손해보험사 체질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두 손해보험사 모두 적자를 이어와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임에 성공한 것은 그룹사 차원에서 단기 흑자전환보다 중장기 시니어 전략을 완성하기 위한 경영 연속성이 우선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12일 금융권 안팎 말을 종합하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모두 그룹차원에서 ‘시니어 금융’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들은 각각 시니어 브랜드로 ‘신한쏠(SOL)메이트’와 ‘하나더넥스트’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은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고연령 자산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요양시설 운영, 건강관리 서비스 등 비금융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금융그룹 시니어 전략 중심에는 통상 종신보험 등을 취급하는 생명보험사가 있다. ‘생애 전반을 보장한다’는 생명보험업 자체 특성을 접목해 강점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해보험사 역량 역시 금융그룹사가 그리는 종합 시니어 사업을 완성하는 데 필수 요소로 평가된다.
시니어 인구가 필요로 하는 보장 중심으로 건강보험 상품을 꾸리고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보다 상대적 강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강병관 신한EZ손보 사장과 배성완 하나손보 사장 연임은 그룹 차원 시니어 전략 실행력과 연결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시니어 사업과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내실 강화 성과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수익성 강화라는 과제를 중심으로 볼 때 강 사장과 배 사장 모두 삼성화재 출신이라는 점에도 주목한다.
삼성화재는 현재 순이익 기준 손해보험업계 1위를 달리는 회사다. 그만큼 내부에서 요직을 거친 인물은 수익성 중심의 보험상품 설계, 손해율 관리, 리스크 관리 등 국내 손해보험업의 핵심을 체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가 마주한 과제와 맞물린다.
두 회사 모두 ‘디지털 보험사’라는 전략으로 출발했지만 대면 영업이 어려운 제도적 한계에 따라 ‘종합 손해보험업’ 방식의 수익성 강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보는 각각 순손실 272억 원과 278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병관 사장은 신한금융 합류 당시부터 ‘40대’ ‘외부 출신’ ‘IT 전문가’ 등 보험업계에서 다소 낯선 수식어와 함께 등장했다.
강 사장은 프로그래머로 IT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해 삼성화재 입사 뒤 리스크 관리, 전략기획, 투자협력파트 부장 등을 담당했다.
시장에서는 강 사장 이력을 고려해 전통적 손해보험업 구조를 이해하면서도 ‘디지털 금융’ 전환을 끌어갈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한다. 신한금융이 신한EZ손보를 ‘디지털 보험사’로 출범하면서 내건 혁신 등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한EZ손해보험은 현재 디지털 보험사 규제상 적극적 수익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 사장은 디지털과 보험업 관련 경험이 풍부한 만큼 주어진 한계 속에서도 수익성을 높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적임자일 수 있다.
신한EZ손보는 꾸준히 생활밀착형 보장성보험 등을 중심으로 체질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 채널을 활용한 교차판매 등 영업 범위도 확장하고 있다.
▲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손해보험 계열사 최고경영자 연임을 결정했다.
배성완 하나손보 사장도 삼성화재에서 오래 근무하며 영업과 장기보험부문장 부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특히 빠르게 임원으로 승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나금융은 그룹 계열사로 하나손보를 출범하며 디지털 보험사를 경영 전략으로 삼았다. 하지만 디지털 보험만으로는 한계점이 명확하다고 보고 현재 하나손보를 종합손해보험사로 탈바꿈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이 과정에는 수익성 높은 건강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하다. 배 사장이 삼성화재 경험을 살려 보험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배 사장은 하나손보에서 지난해와 올해 건강보험 신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상품군을 재편하고 있다. 영업 채널에서 경쟁력도 높이려는 모습을 보인다.
금융그룹 내부 인사 평가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반영되며 두 사장 모두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받았다.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디지털손해보험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202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강병관 사장이 안정적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임 추천 사유를 설명했다.
하나금융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배성완 사장 연임을 추천하며 “긍정적인 자세와 소통 능력, 탱크같은 추진력과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취임 이후 회사의 체질개선에 주력했다”며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구축과 손해율 안정화를 통한 내실 성장에 집중한 점을 인정받아 추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