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즈니스포스트는 국내 점포 수 기준 상위권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 가운데 어느 곳이 장사를 잘하는지 각사가 공개한 최근 실적을 살펴봤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부담 없는 한 끼를 책임지는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톱7’ 버거 업체들의 합산 매장 수는 곧 5천 개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도 국내 상위권 업체들 대부분은 증가하는 수요에 발맞춘 각각의 전략을 펼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비즈니스포스트는 국내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어떤 브랜드가 장사를 잘 하고 있는지 각사가 공개한 최근의 성적표들을 국내 운영 매장 수가 많은 순으로 살펴봤다.
국내 매장 수 1위 버거 프랜차이즈는 8월 기준 가맹점 1453개, 직영점 16개 등 146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맘스터치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출점 가능 평수를 낮추고 골목상권을 공략하는 등 가맹점주 창업 부담을 줄이는 전략으로 빠르게 외형을 확장해왔다. 다만 직영점의 경우는 도심 대로변이나 랜드마크급 관광지 핵심 상권에 출점하고 있다.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4179억 원, 영업이익 734억 원을 냈다. 2023년보다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21.8% 증가하며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영업이익률은 17.6%로 업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맘스터치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는 주요인으로 가맹점 중심 출점 전략을 꼽았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맹사업은 본사 입장에서 직영점과 비교해 초기 투자 부담이 적고 고객 접점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맘스터치 매장 가운데 가맹점 비중은 99%에 이른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간소한 본사 인력구조를 가진 가맹점 중심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을 고수하고 있어 다른 브랜드보다 현저히 낮은 판매관리비(판관비)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직영점 중심인 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매출에서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수준인 반면 맘스터치의 해당 비중은 지난해 기준 18.3%였다.
국내 버거업계 매장 수 기준 2위 브랜드는 롯데리아다. 롯데리아와 엔젤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에 따르면 현재 롯데리아는 국내에 모두 1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리아도 가맹점 비중이 약 90%로 직영점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롯데지주 IR자료에 따르면 롯데GRS는 올해 상반기 매출 5363억 원, 영업이익 369억 원을 냈다. 2024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1.0%, 영업이익은 59.7% 늘었다. 현재 추세대로면 2017년 이후 8년 만의 매출 1조 원대 복귀가 유력하다. 롯데리아의 연간 매출 규모는 약 7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브랜드력 강화 및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인한 매출이 증가했다”고 호실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초 2024년 하반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권성준 셰프와 협업한 신메뉴는 상반기 누적 매출 568억 원을 올렸다.
한국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해외사업도 롯데GRS 실적 개선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롯데리아는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몽골 등 4개국에서 32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8월에는 미국에 1호점을 출점했다. 맘스터치는 국내에서 롯데리아보다 더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해외 매장 수는 현재 24개에 그친다.
국내 버거 매장 수 3위는 프랭크버거로 2024년 정보공개서 기준 국내 62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점은 단 1곳이다. 창업주 부담을 낮춘 작은 매장규모와 낮은 재료 공급 가격 등을 강조하며 적극적 가맹사업을 펼쳐 브랜드 출범 4년 만에 업계 매장 수 3위로 올라섰다.
다만 프랭크버거를 운영하는 프랭크에프앤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7억 원으로 2023년(114억 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10.5% 줄어든 935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프랭크에프앤비 매출은 2015년 258억 원에서 2019년 프랭크버거 론칭 뒤 2022년 800억 원, 2023년 1천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프랭크에프앤비 실적이 이토록 뒷걸음친 것은 그해 인천 신사옥과 자체 빵 생산시설 구축에 600억 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올해는 경영효율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 맘스터치 선릉역점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
4위 버거킹은 현재 국내 직영점 406개, 가맹점 132개 등 538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버거킹과 팀홀튼을 운영하는 비케이알(BKR)은 지난해 매출 7927억 원, 영업이익 384억 원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60.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버거킹의 대표 메뉴 ‘와퍼’를 재단장한 ‘뉴와퍼’를 선보이고, ‘트러플 머쉬룸 와퍼’ 등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는 인기 제품을 시즌 메뉴로 재출시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버거킹은 최근 5년 동안 국내 매장 수를 100개 이상 늘리며 고객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비케이알이 2023년 12월 국내 론칭한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도 국내 매장 수를 20여 개로 늘리며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5위는 현재 국내 400여 개 매장 운영하는 한국맥도날드다.
한국맥도날드는 2024년 매출 1조2502억 원, 영업이익 117억 원을 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1.8%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맥도날드는 매출 기준으로는 국내 1위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다. 매출은 4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고, 2016년 이후 8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한국맥도날드는 고객 선호를 반영한 메뉴 개발과 서비스 품질 향상, 전략적 신규 매장 출점과 재단장을 통한 매출 확대 등을 실적 호조의 이유로 꼽았다.
한국맥도날드는 직영점 비중이 80%를 넘어선다. 2023년 7월 한국 진출 35주년을 맞아 직영점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국내 매장을 500여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현재 신규 가맹점은 출점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도 2019년 8월 1호점인 홍대점을 개점한 뒤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노브랜드버거 매장 수는 225개다. 그 가운데 직영점은 10% 수준으로 가맹점을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약 1200억 원이다. 올해 5월 신세계푸드는 창업 비용을 40%가량 낮춘 노브랜드버거 신규 가맹 모델을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2030년까지 매출 7천억 원을 달성, 국내 버거 업계 ‘톱3’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롯데리아, 맘스터치와 함께 매출 기준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빅5’로 꼽히는 KFC는 현재 직영점 198개, 가맹점 26개 등 모두 2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KFC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923억 원, 영업이익 164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17.7%, 영업이익은 469.4% 늘며 각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커넬 버거, 징거통다리 시리즈 등 치킨 버거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마케팅 및 제품 혁신, 매장 경쟁력 강화, 서비스 품질 향상 등이 실적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KFC는 1984년 한국 진출 뒤 40년 동안 직영점만 운영해오다 지난해 4월 ‘문정역점’을 시작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또 지난해부터 상권 특성에 맞춘 기존 매장 3분의1 크기의 소형 매장(스몰박스)을 도입했다. 올해 들어 국내 KFC코리아가 운영하는 직영점은 11곳, 가맹점은 9곳 증가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