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삼성바이오로직스>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도적으로 이사회 독립성과 주주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적극 활용해 경영 의사결정의 감시·견제 기능을 높인 것이다.
사외이사는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회사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 지위에 있는 이사회 구성원이다.
직무와 역할이 사내이사와는 구분되지만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며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독·감시한다는 면에서 동일한 권한과 책임이 있다.
7년 전 분식회계 혐의로 경영진이 기소됐던 사건이 올해 대법원 무죄 확정으로 마무리됐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계기로 경영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선임사외이사 제도와 사외이사 과반의 소위원회 결성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고 이사회 감독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두고 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업경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능을 하지만 상근하지 않은 인물로 구성돼 경영진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보완한 제도다.
사외이사의 대표격인 선임 사외이사를 두고 사외이사 회의 주재와 의견수렴, 필요시 경영진의 현안보고 요구, 이사회 의장 부재시 직무 대행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삼일회계법인 거버넌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사기배구조법은 사외이사 가운데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도록 하여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를 분리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다만 미분리의 경우에는 이사회가 그 사유를 공시하고 선임사외이사를 별도로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사회의 의사결정게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라는 의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 밑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둬 사외이사 추천경로도 다양화했다.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경영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소위원회 전부가 사외이사 과반으로 구성된 셈이다. 경영위원회는
존 림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과 유승호 최고재무책임(CFO)으로 구성됐다.
주주총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전자투표제와 도입해 주주의 의결권 행사 기회도 넓혔다.
◆ 존 림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과 이사회 구성원 신뢰회복은 숙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ESG기준원의 권장 사항과 비교했을 때 숙제로 남아있는 부분도 있다.
존 림 대표가 2023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경영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경영을 감독하는 기능에서는 이해상충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경영감시 역할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사외이사 개인의 충실의무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가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됐던 김태한 전 대표와 김동중 전 CFO의 재선임 안건에 찬성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됐지만 장기간 주주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영 리스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이사회 구성원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김 이사와 함께 찬성표를 던졌던 허근녕 사외이사는 올해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김 이사가 2개 이상의 소위원회에서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이자 사외이사추천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경영진과 이사의 선임과 관련된 인사를, 내부거래위원회는 대주주나 계열사 사이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 감시 역할을 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을 심의하고 보상위원회는 경영진과 이사의 보수를 심의·의결한다.
동일인이 여러 위원회를 맡게 될 경우 각 위원회의 논의가 독립적으로 작동하기 어렵고 이해관계가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유니스경희 후보는 한국·일본 씨티은행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금융기관에서 준법감시 기능을 맡았다. 이회여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외부 회계감사인을 삼일회계법인에서 다시 삼정회계법인으로 변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혐의로 삼정회계법인과 함께 기소된 뒤 외부 회계감사인을 바꾼 바 있다. 올해 혐의 무죄판결이 선고됐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