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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사업'에 목매는 최준호, 본업 부진에 패션그룹형지 곳간 수위 낮아진다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9-19 15: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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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사업'에 목매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69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준호</a>, 본업 부진에 패션그룹형지 곳간 수위 낮아진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이 7월4일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 디지털 자산 보안기업 렛저 아시아태평양 지사를 직접 찾았다. 사진은 타카토시 시바야마 렛저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왼쪽)과 최준호 부회장. <형지글로벌>
[비즈니스포스트]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이 ‘글로벌’과 ‘신사업’ 확장을 내세워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업인 패션 사업은 여전히 부진하다.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는 사이 실적은 되레 뒷걸음질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수익성과 차입금, 재고자산 등 주요 지표에는 이미 곳곳에 경고등이 켜졌다. 기초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무리한 신사업 추진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염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19일 패션그룹형지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최준호 부회장의 ‘2세 경영’이 본격 궤도에 오르며 해외와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준호 부회장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중국 단체복 조달 전문기업 보노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 공략을 시작했다. 싱가포르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사업 확대 및 코인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패션그룹형지에 따르면 싱가포르법인은 형지글로벌이 상표권을 보유한 프랑스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싱가포르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최 부회장의 관심은 패션을 넘어 디지털 자산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자체 스테이블코인 ‘형지코인’과 전용 결제수단 ‘형지페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4월에는 싱가포르를 직접 찾아 글로벌 디지털 자산 보안기업 렛저 아시아태평양 지사와 싱가포르 최대 상업은행 DBS은행 관계자를 만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신사업 행보는 제법 화려하지만 본업 성적표는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패션업계 전반의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패션그룹형지는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011억 원, 영업이익 47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79.4% 줄었다.

주요 계열사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형지엘리트는 적극적 중국 시장 공략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형지엘리트는 제24기 3분기(2024년 7월~2025년 3월) 연결기준으로 매출 1092억 원, 영업이익 2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2%, 영업이익은 90.5% 줄었다.

형지I&C은 실적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형지I&C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705억 원에서 2023년 653억 원, 2024년 567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도 24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축소된 뒤, 2024년에는 적자 50억 원으로 돌아섰다.

형지글로벌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형지글로벌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705억 원, 2023년 653억 원, 2024년 567억 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영업손익 역시 같은 기간 24억 원, 7억 원, -5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재무 지표 악화는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5월 형지글로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본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재무 체력이 약해졌다고 한국기업평가는 바라봤다.
 
'글로벌' '신사업'에 목매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69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준호</a>, 본업 부진에 패션그룹형지 곳간 수위 낮아진다
▲ 형지글로벌이 6월20일 중국에서 ‘빠오시니아그룹’의 자회사 ‘보노’와 ‘한중 복장조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협약식 후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오른쪽)과 장양삥 보노 총경리의 모습. <형지글로벌>

상황이 악화하자 패션그룹형지와 계열사들은 잇따라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적자가 쌓이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패션그룹형지는 현재 제6회 무기명식 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한 상태다. 규모는 18억 원이며 만기일은 2026년 9월22일이다. 당초 교환가액은 1주당 5606원이었으나 지난해 12월 3924원으로 조정됐다. 투자자들에게 빚을 갚는 대신 주식으로 교환해 주는 방향으로 유도한 셈이다.

형지글로벌도 마찬가지다. 5월 전환사채를 30억 원 규모로 매각한 데 이어 7월에는 유상증자로 192억 원을 확보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무 상태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현금창출력은 빠르게 줄고 있는 반면 차입은 불어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391억 원에서 2024년 96억 원으로 후퇴했다. 본업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속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빚에 의존하는 규모는 더 커졌다.

2024년 말 기준 총 차입금은 약 229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0.7% 늘었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1931억 원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한다. 대부분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인 만큼 상환 압박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높은 금리 환경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단기차입금 금리는 대부분 6~10% 수준에 형성돼 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연간 갚아야 하는 이자만 100억 원에 가깝다.

자산 활용 여력도 크지 않다. 자산 상당 부분이 담보에 묶여 있어 재무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패션그룹형지는 토지와 건물 등 873억 원 규모 자산 가운데 68%에 해당하는 598억 원을 이미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 설정으로 발생한 차입금만 781억 원에 이른다. 

실적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유동성 문제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2024년 재고자산평가손실 84억 원을 기록했다. 불과 1년 전인 2023년에는 재고자산평가충당금 환입으로 12억 원의 이익을 올렸던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유동성 악화는 채무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매입채무는 670억 원으로 2023년보다 27.9% 늘었다. 미지급금도 같은 기간 498억 원으로 32.1% 증가했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형지엘리트는 교복 시장의 확고한 입지를 기반으로 신규 사업을 다각화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형지글로벌은 오프라인 및 온라인 채널 재정비와 해외 영업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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