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TSMC와 파운드리 합작법인 설립 및 기술 공유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며 대형 고객사의 투자를 받는 등 '플랜B'를 마련하는 일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 반도체 연구개발센터.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TSMC와 반도체 제조 공장을 공동 운영하거나 기술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아지며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안게 됐다.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과 퀄컴 등 주요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는 등 ‘플랜B’를 찾는 일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18일 “인텔이 결국 파운드리 사업에 반전 계기를 마련하는 데 외부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TSMC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외부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또는 기술 공유 가능성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TSMC를 압박해 인텔과 반도체 제조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파운드리 기술 협력을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한 셈이다.
인텔은 현재 18A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객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의 투자 유치나 협력은 인텔이 재무 위기를 극복하고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그러나 TSMC가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며 인텔이 결국 자체 역량만으로 제조 기술력을 강화하고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마켓워치는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자체 경쟁력 및 자금 여력으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을 고객사와 주주들에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고 바라봤다.
인텔은 현재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고객사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주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텔이 올해 양산을 앞둔 18A 공정이 아닌 차세대 18AP 공정에 고객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UBS는 결국 인텔이 본격적으로 대형 고객사 수주를 확보하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해 자금 부담을 계속 떠안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지관 시노버스트러스트는 마켓워치에 “현재 인텔에 가장 합리적 선택은 엔비디아나 AMD, 브로드컴 또는 퀄컴에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인텔이 잠재 고객사들의 투자를 유치해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이들과 협력을 강화해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일까지 추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이는 인텔이 TSMC와 협력 무산에도 중장기 경쟁력 회복을 노리는 플랜B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고객사들이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계속 맡기는 대신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하고 자금까지 투자할 만한 이유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시노버스트러스트는 현재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 놓여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