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 영향이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프론트엔드 기업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정에 쓰이는 웨이퍼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면 핵심 생산 공정을 담당하는 ‘프론트엔드’ 기업들에 타격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와 TSMC가 다수의 반도체 생산 단계를 자국 및 아시아 국가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가장 큰 악영향을 받을 만한 기업으로 지목됐다.
닛케이아시아는 16일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는 전 세계 공급망 질서에 큰 혼돈을 일으키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및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수입관세 부과 정책에 반도체를 제외했다. 그러나 이른 시일에 검토를 거쳐 정책 방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부터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 투자를 압박하는 정책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아는 반도체 생산 공정이 전 세계 단위로 이뤄지는 매우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위협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공급망을 미국에 구축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목표는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특히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 TSMC와 같은 상위 프론트엔드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반도체 관세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프론트엔드 공정은 반도체 웨이퍼(원판) 위에서 이뤄지는 노광과 식각, 증착 등 일반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은 절차를 포함하고 있다.
웨이퍼를 개별 반도체로 자르고 패키징하는 백엔드 공정은 주로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등 국가에서 주로 진행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삼성전자와 TSMC는 미국에 프론트엔드 공정 설비를 구축하고 있지만 다수의 공정은 아시아 공급망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에서 이를 모두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장의 인건비와 시설 투자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반도체 생산에 경제성이 매우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 내 투자 압박이 실제로 국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현지에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해 자급체제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각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신규 건설되는 공장만 108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러한 추세가 향후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과잉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예측을 전했다.
스마트폰과 PC, 전기차 등 반도체 주요 수요처인 전방산업 침체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에 여러 악재가 겹치고 있다는 의미다.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 악화를 앞당기는 주요 원인이라며 반도체 시장 전반에 다방면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