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5-03-19 15: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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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여야 모든 정당을 통틀어 조기대선에 출마할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그러나 이 의원은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1%대 지지도에 그치고 있는 데다 당내 갈등도 아직 수습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자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조기대선에 출마할 대선 후보로 가장 먼저 확정됐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싸늘한 반응이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위공직자법죄수사처 폐지법 발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개혁신당은 새롭게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준석 의원을 중심으로 조기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앞서 함익병 개혁신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8일 당원들을 대상으로 당 대선 예비후보로 단독 출마한 이 의원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92.81%, 반대 7.19%로 후보에 확정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를 대비해 대선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아직까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대선 행보를 시작한 배경에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탄핵할 것이란 확신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1985년 3월31일생으로 오는 3월 말에야 헌법상 대통령 출마가 가능한 만 40세가 된다.
이 의원은 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2017년에도 탄핵 선고 앞두고 며칠간 굉장히 기각이다 각하다 얘기가 돌았는데 결과는 8대0이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지금 윤 대통령이 적용받는 혐의점을 비교해 보면 윤 대통령이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와의 당내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이 의원 혼자 대선 후보로 입후보한 뒤 경쟁과 토론도 없이 대선후보가 된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당원소환제를 통해 대표직을 상실한 허 전 대표는 지난 2월7일 법원이 자신의 대표직 상실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을 기각하자 항고에 나섰고 아직 항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또한 이 의원이 개혁신당 대표 시절 맺었던 계약과 컨설팅 비용과 관련해 부정회계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까지 해둔 상황이다.
허 전 대표는 이번 대선후보 결정을 두고 공산당과 이준석 의원 이름을 합친 것으로 보이는 표현인 ‘준산당식’이라 비판했다.
▲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
허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1인 후보를 두고 '찬반 투표'를 강행하면서 예비 경선을 무력화했다”며 “사실상 예비 후보자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통해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특정 후보의 독주를 위한 절차로 기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도 확실하게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한 야권의 노력에도 완전히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 12월4일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에도 불참한 바 있다. 탄핵 투쟁에는 동참 않고 과실만 따먹으려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용남 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오마이TV에서 “조기대선 날짜가 나왔나, (대선) 날짜도 안 나왔는데 무슨 대선후보를 확정짓나”며 “당내 경선에 안 나가는 게 당연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당원들의 대선후보 찬반 투표 참여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을 단독 후보로 결정한 경선투표는 총선거인 수 7만7364명 가운데 3만9천914명(51.59%)이 투표에 참여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MBN 뉴스와이드에서 "투표율 저하는 이 의원의 당 장악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방증"이라며 "대선 후보로서 험로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당 내부 비판보다 더 큰 문제점은 이 의원이 대선후보로서 지지도 '2%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한국갤럽이 14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이 의원 지지도는 1%에 그쳤다. 그 전주(7일) 조사에서도 이 의원 지지도는 1%를 기록했다.
리서치뷰가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의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8%였다.
반면 한국갤럽이 지난 2월15일 발표한 대선후보 비호감도 조사에서는 이 의원이 45%을 기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41%)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보통 지지층 결집도가 강한 대선후보의 비호감도가 높은데 이 의원은 1%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비호감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조기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도모할 것으로 점치는 가운데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나온다. 비호감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질 조기대선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는 만큼 제3지대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 YTN 뉴스업에서 “개혁신당의 당세가 작기 때문에 대선에서 끝까지 완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MBN뉴스와이트에서 “이 의원은 완주할까, 마지막까지 몸값을 올려 보수진영 단일화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업그레이드할까, 저울질 할 것”이라며 “단일화를 위한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3~5%의 유의미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지가 주목할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100%)·전화면접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대선후보 비호감도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2월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리서치뷰 여론조사는 지난 16일~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ARS·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