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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 정부가 한국의 원전사업 연합체인 '팀 코리아'에서 수주 의혹을 보이는 닌투언 원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과거 대우그룹 시절부터 쌓인 베트남 현지 네트워크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주간사 이력을 앞세워 원전사업에서 도약을 노리고 있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21일 베트남 현지 언론 및 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칸호아성은 오는 6월말까지 닌투언 원전 1호기와 2호기 부지 정리를 마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칸호아성은 나트랑을 성도로 둔 베트남 중남부의 광역 행정구역으로 지난해 닌투언성을 통합했다.
이는 베트남이 정부 차원에서 닌투언 원전 사업에 ‘속도전’ 의지를 내비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닌투언 원전 사업은 베트남 남중부 해안 닌투언성에 1호기와 2호기를 짓는 베트남 최초 원전 프로젝트다. 1호기는 2030년, 2호기는 2035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한다.
베트남 국회는 2026년 3월말 닌투언 원전 부지 토지보상 등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베트남 공산당 창건 100주년인 2030년에 원전 준공을 맞춘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에게 닌투언 원전에 속도가 난다는 점은 희소식으로 여겨진다.
닌투언 원전 1호기는 베트남의 오랜 우방 러시아가 따냈지만 2호기는 사업을 수주했던 일본이 지난해말 철수를 결정해 한국에 기회가 만들어진 상황이다.
국내 주요 건설사의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화두 가운데 하나도 베트남 원전이었다. 대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GS건설 등이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도하는 ‘팀 코리아’에 참여 의지를 내세웠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은 팀코리아 참여에 여유로운 위치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2025년 ‘팀 코리아’ 일원으로 이미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주간사로 낙점된 이력이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가장 최근 국내에 지어진 새울 3·4호기 시공 주간사지만 해외사업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는 비주간사로 참여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원전 경험이 가장 많은 현대건설은 미국 등 다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닌투언 원전에는 다른 건설사 대비 적극적으로 수주의사를 내비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에서도 베트남 원전과 관련해 대우건설의 ‘팀 코리아’ 합류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 1분기 실적 발표 뒤 내놓은 보고서에서 “원전 주간사 경험이 있는 경쟁사들의 사업 우선순위와 위험 회피 흐름을 고려하면 대우건설이 ‘팀 코리아’의 시공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특히 베트남 시장에서의 단단한 입지를 강점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건설사업은 인허가 문제가 복잡한 데다 사회 분위기가 경직돼 있는 공산권이라는 베트남 특성을 고려하면 그동안 쌓은 대우건설의 네트워크의 역할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대우건설은 대표적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인 ‘스타레이크시티’를 베트남에서 수행할 정도도 베트남을 주력 해외시장으로 여기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사업 성장세도 이어가고 있다. 대우건설의 베트남 현지 법인 가운데 하나인 THT 디벨롭먼트는 지난해말 기준 총자산이 1조 원을 넘겼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베트남 사업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정 회장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이 인수하던 2022년부터 '해외영업사원 1호'로서 역할을 자처하며 글로벌 사업을 펼치던 ‘대우 DNA’ 유지를 강조했다.
그 뒤 정 회장은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났고 지난 4월말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참했다.
당시 방문에서 도시개발사업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해 현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에 공을 들였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뒷줄 왼쪽 세 번째)이 지난 4월22일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B3CC1 복합개발사업' 준공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을 향한 주식 시장에서 평가도 크게 뛰어올랐다. 대형 원전 사업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을 향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전날 한국거래소 장마감 기준 10조9506억 원으로 지난해말(1조5876억 원)의 10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체코 원전 본계약이 체결되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또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상반기 내 체코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목표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베트남 원전 수주를 위한 '팀 코리아' 구성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중국 혹은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 수주를 둔 경쟁을 벌여야 할 가능성도 있다.
대우건설에선 체코 원전 건설의 기세를 타고 베트남으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베트남에서 그동안 쌓은 다수의 시공 및 개발 경험을 토대로 탄탄한 네크워크를 구축했다”며 “해외 대형 원전에서도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주간사로 능력을 입증한 만큼 베트남 원전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