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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기 HBM에 TSMC의 3나노 공정 제조 칩 활용 요구, 전영현 HBM 공급 전략 수정 불가피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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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기 HBM에 TSMC의 3나노 공정 제조 칩 활용 요구, 전영현 HBM 공급 전략 수정 불가피
▲ 엔비디아가 맞춤형 HBM 'NVHBM'에 TSMC 3나노 공정을 활용한 베이스다이를 사용할 것을 메모리 제조사들에 요구하면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내년 HBM 사업 전략에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챗GPT로 생성한 AI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2027년부터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기반의 맞춤형 제품 'NVHBM'에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베이스다이를 일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의 HBM 공급 전략에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HBM4E의 베이스다이에 자사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는데, 엔비디아의 요구에 따라 HBM 사업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NVHBM에는 엔비디아가 요구한 TSMC 베이스다이를 활용하되, 표준형 HBM4E와 다른 AI 반도체 고객사용 맞춤형 HBM에는 자체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맞춤형 HBM(cHBM) 시대가 도래하면서, 삼성전자도 HBM에 들어가는 베이스다이에 자체 파운드리 공정뿐 아니라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의 공정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에 내년 NVHBM의 베이스다이를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제품으로 일괄 적용토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NVHBM은 기존에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담당하던 메모리 관련 기능을 HBM 내부의 베이스다이로 옮긴 엔비디아 맞춤형 HBM이다. 이를 통해 GPU 내부 공간을 연산 회로에 더 많이 할당해, GPU 연산 다이 면적을 최대 25% 더 확보하고, 메모리 대역폭도 최대 30% 향상할 수 있다고 엔비디아 측은 설명했다. 

HBM에서 베이스다이는 여러 장의 D램을 쌓아 만든 HBM 적층 구조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는 반도체다. 위쪽 D램들 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제어하고, HBM을 GPU나 AI 가속기와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메모리 컨트롤러를 베이스다이 내부로 옮기면서,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에 초점을 맞춰 GPU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엔비디아가 NVHBM 전체의 설계 권한을 가지면서, 메모리 제조사는 주문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역할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NVHBM 설계를 통해 HBM 구매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엔비디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또 제조사별로 HBM 샘플을 따로 검증하는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 차기 HBM에 TSMC의 3나노 공정 제조 칩 활용 요구, 전영현 HBM 공급 전략 수정 불가피
▲ 삼성전자의 HBM4E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당초 내년 생산할 HBM4E 베이스다이에 자사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지난 5월에는 4나노를 적용한 HBM4E 샘플을 업계 최초로 고객사에 공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NVHBM에 TSMC가 제조한 베이스다이를 일괄 적용할 것을 요구하면서, 삼성전자는 기존에 HBM4에서 구축했던 메모리 설계·제조부터 파운드리·패키징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턴키(일괄)' 공급의 강점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향후 HBM 수익성이 다소 낮아지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스다이 제조에 따른 부가가치가 TSMC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NVHBM 판매 가격이 높게 책정돼, 기존 HBM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스캇 디보어 마이크론 최고기술·제품책임자(CTPO)는 지난 9월30일(현지시각) 콘퍼런스콜에서 "HBM4E와 NVHBM은 마이크론 자체 베이스다이를 활용했던 HBM4 공정과 달리 TSMC 파운드리 공정의 베이스다이가 적용된다"며 "외부 공정이 활용되더라도 NVHBM은 매우 우수한 투자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HBM4에 4나노 베이스다이를 공급함으로써 흑자전환이 가능한 시기를 앞당기고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NVHBM에 베이스다이를 공급하지 못한다면 매출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엔비디아가 베이스다이 공정을 통일하면 메모리 제조사들은 자체 기술만으로 HBM 차별화를 가져가기 어려워진다. 엔비디아가 설계와 주요 규격을 주도하고, 메모리 업체는 정해진 사양을 구현하는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에 전영현 대표는 NVHBM에는 엔비디아가 지정한 TSMC 베이스다이를 활용하되, 표준형 HBM4E와 다른 고객사의 맞춤형 HBM에는 자체 파운드리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사별로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엔비디아의 공급 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자체 파운드리의 활용도 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AMD, 브로드컴 등에 공급하는 HBM4E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영현 대표는 지난 7일 리사 수 AMD 회장을 만나 HBM4 이후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앞서 AMD는 삼성전자를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 MI455X'에 탑재되는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자체 2나노 공정으로 NVHBM 베이스다이를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는 "맞춤형 HBM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고객사별로 요구하는 사양이나 제품 구성이 다양해질 것"이라며 "메모리 기업이 완성된 HBM을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의 요구가 반영되면서, 기술력과 함께 협업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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