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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0월] 금융권 보안,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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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최근 만난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안 체계에 대해 묻자 이렇게 털어놓았다. 10월 들어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는 인공지능(AI) 해킹 사태 속에서도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피한 한 은행의 관계자였다.
 
[데스크리포트 10월] 금융권 보안,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침해위협 대응 전 금융권 긴급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당시 회의에서 AI 해킹과 관련해 최고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보안 체계를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그는 “보안은 장담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AI를 활용한 해커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격이 들어올지 몰라 불안하다고 했다.

이번 사태만 봐도 그렇다.

처음 신한은행으로 시작해 다른 시중은행과 2금융권으로 번지더니 결국 14일 금융위원회 공식발표 기준 16개 금융사에서 침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금융사도 보안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금융위 역시 14일 발표에서 “현재도 금융사들이 공유된 인터넷주소(IP) 등을 바탕으로 침해발생 여부를 확인 중에 있어 사고발생 금융사 수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했으니 말 다했다.

앞으로 다가올 AI시대를 그려보면 금융권 보안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깊어진다. 지금이 AI를 활용한 해킹 초기 단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흔히 쓰는 챗GPT와 제미나이만 봐도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기존 버전은 한없이 구 버전이 돼 버린다.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몇 년 지나지 않아 영화 터미네이터 속 로봇, 지금 말로 ‘피지컬AI’인 T800과 T1000의 차이처럼 현재 AI 공격체계는 미래 버전의 걸음마 단계로 여겨질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사의 보안 투자는 더욱 강조돼야 한다.

보안은 금융사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태 이후 국내 5대 은행에서는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 요구불예금이 20조 원 넘게 빠져나갔다고 한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돈이다. 9월에는 약 11조 원 늘었는데 10월 들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다양한 시장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해킹 사고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심리적 불안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다행인 점은 뚫는 기술만큼이나 막는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별 금융사들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과감하게 보안에 투자를 할 수 있느냐다.

국내 은행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 인력과 투자를 크게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흐름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변했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는 말이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는 것처럼 보여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스크리포트 10월] 금융권 보안,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AI시대에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은행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놓인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시대를 지나 AI시대 모든 환경이 바뀐다해도 금융권, 특히 은행의 본질은 맡긴 돈을 잃지 않고 잘 지켜주는, 신뢰일 것이다.

과거 금융소비자들이 금고가 튼튼하고 경비가 삼엄한 은행을 찾았던 것도 같은 이유다. 시간이 많이 지나 실물 돈을 들고 은행을 찾는 일이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돈을 맡기고 지켜주는 은행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의 역할도 막중하다.

금융당국은 이번 해킹 사태를 계기로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의 보안 및 점검 체계를 다시 손보기로 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해킹 위협에 대비해 금융권 해킹 위협을 조기에 포착하고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한 점은 반가운 일이다.

이번 AI 해킹 공격 역시 여러 금융사를 대상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AI를 활용한 해킹은 개별 금융사 단위에서 대응하기 버거울 수 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결국 금융사들이 보안 측면에서만큼은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뚫릴 수도 있다는 곳에 돈을 맡기고 싶은 금융소비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한재 금융증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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