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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 '배민 인수전' 손 뗀 네이버, 이해진 저무는 커머스보다 뜨는 AI 투자 '올인'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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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 '배민 인수전' 손 뗀 네이버, 이해진 저무는 커머스보다 뜨는 AI 투자 '올인'
▲ 네이버는 지난 17일 거래소 장 마감 후 해명공시를 통해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지분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지분 인수전에서 공식적으로 손을 뗐다.

원매자 중 하나였던 미국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배달의민족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매각 구도 자체가 달라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네이버가 불확실성이 커진 커머스 분야 대규모 인수합병(M&A)보다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인프라 중심의 사업 재편에 무게를 실으면서 인수 유인도 줄었다는 평가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는 지난 17일 거래소 장 마감 후 해명공시를 통해 “배달의민족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경영환경 등의 변화에 따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우버와 컨소시엄을 꾸려 배민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온 지 넉 달 만이다. 네이버는 5월 "결정된 바 없다"는 공시를 낸 데 이어 6월에도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당초 네이버는 우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달의민족 지분을 2대 8 수준으로 나눠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 소수 지분을 사들인 뒤, 배민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네이버 쇼핑의 물류와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구상이었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은 현재도 고성장세를 지속하며 네이버의 핵심 사업으로 올라섰지만, 1위 사업자인 쿠팡과 비교하면 배송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월 우버가 배민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 전체를 22조 원에 통째로 인수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DH 역시 지난 7월 배민 매각 절차를 중단하고, 원매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향후 DH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배민은 우버 직속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8조 '배민 인수전' 손 뗀 네이버, 이해진 저무는 커머스보다 뜨는 AI 투자 '올인'
▲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중심에서 AI 인프라 사업 중심의 회사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사옥. <네이버>

네이버의 사업 우선순위가 AI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된 점도 배민 인수 유인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은 2000년 시작된 이후 2014년 스마트스토어 도입, 코로나19 시기 이커머스 성장이 맞물리며 고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네이버의 매출 비중은 서치플랫폼 34.6%, 커머스 30.6%, 콘텐츠 15.8%, 핀테크 14.1%, 엔터프라이즈 4.9% 순이다. 5년 전인 2020년만 해도 전체 매출의 18.2%에 불과했던 커머스 부문이 본업인 서치플랫폼 부문에 버금가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다만 올해부터 배달 수수료 인상 등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커머스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검색광고와 커머스 중심의 기업대소비자(B2C) 기업에서 엔터프라이즈 기반의 기업간(B2B) ‘AI 인프라 사업자’로 기업 방향을 크게 전환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엔비디아와 손잡고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AI 팩토리) 구축에 합의했다. 글로벌 인프라 펀드 브룩필드가 자본 파트너로서 최대 90억 달러를 조달하고 엔비디아가 10억 달러를 투입하며, 네이버가 잔여 금액을 부담하는 구조다.

회사는 AI 인프라 매출이 2027년부터 본격화해 2032년에는 전체 매출의 약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본 파트너가 자금을 대부분 분담하더라도 네이버가 감당할 자체 자금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브룩필드가 GPU, 데이터센터 등 핵심 설비를 보유하고, 네이버는 이 자원을 활용하는 대가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에 사용료를 내야 한다.

여기에 현재 47MW 용량인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2028년 200MW 규모로 확장하는 데 9221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국내외 데이터센터 규모를 기가와트급으로 키우기 위해선 추가로 조 단위 설비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도 AI 중심 사업 재편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식교환 예정일이 당초 2026년 6월30일에서 12월31일로 늦춰진 가운데,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지연 여파로 추가 연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그룹 차원에서 AI 중심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네이버로서는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버가 7월 거래 구조를 바꾼 시점 전후로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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