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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반도체 특수에도 대만보다 "낙수효과 부족" 이코노미스트 평가, 정부 주도 투자가 관건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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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반도체 특수에도 대만보다 "낙수효과 부족" 이코노미스트 평가, 정부 주도 투자가 관건
▲ 2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박람회 '세미콘' 전시장 입구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특수로 수출과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호황이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대만보다는 제한적이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인프라 및 교육 투자가 인공지능 호황의 경제적 효과를 좌우할 요소로 꼽혔다.

17일(현지시각)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과 대만의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을 비교하며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국과 대만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출이 크게 늘면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국이 약 4%, 대만이 약 1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 소비도 두 나라에서 지난해보다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2분기 한국과 대만의 민간 소비는 GDP 증가분의 각각 3분의 1과 5분의 1을 차지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 호황에서 파생된 이른바 ‘낙수 효과’는 대만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업체가 생산능력과 설비투자를 빠르게 늘리면서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자본이 유입되고 임금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TSMC는 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표준 실리콘 웨이퍼 생산량을 2019년 1천만 장에서 지난해 1500만 장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자본지출은 150억 달러(약 20조 원)에서 410억 달러(약 56조8천억 원)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만의 실질 설비 투자는 40%가량 급증했다.

전자산업에서 시작된 임금 상승세도 2024년 이후 대만 전체 산업으로 확산됐다. 대만의 명목 평균임금 상승률은 현재 연간 3%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 추세인 1.9%를 웃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인공지능 반도체 성장에 따른 경제 파급 효과가 대만보다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출액이 늘었지만 생산량과 설비투자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응해 자본지출을 줄였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투자를 세 배 늘렸지만 연간 투자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인 60억 달러(약 8조3천억 원)에서 출발했다.

이에 최근 3년 동안 한국의 실질 설비 투자 증가율은 약 3%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참여한 5천억 달러(약 692조 원) 규모의 정부 지원 투자 계획도 아직 실제 투자액 증가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 수혜가 현재는 전체 노동자의 1%에도 못 미치는 반도체업계 종사자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및 관련 공급업체 주주 등에 집중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한국 정부의 대응도 대만과 차이가 있다. 

대만은 반도체산업에서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하고 국민에게 300달러(약 41만5천 원)의 ‘인공지능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현금 지급보다 재정적자 축소와 장기 투자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컨설팅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국 정부가 2027년 세수 증가분의 약 70%를 비축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가 늘어 반도체 생산 증가가 노동수요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와 교육 투자는 대만의 현금 지원보다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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