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2026-08-31 16: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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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대를 넘어선 데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어 연내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8%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기조로 대출 문턱도 여전히 높은 만큼 실수요자들은 늘어난 이자 부담과 제한적 대출 공급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5년 주기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68~7.12%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 이어 여전히 금리 상단이 연 7%대를 유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금리 상단이 이미 8%를 넘어선 곳도 있다.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의 최대 금리를 연 8.71%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차주에게 적용된 주담대 금리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48%로 한 달 전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2023년 11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이 연 3.25%로 집계됐다며 완만한 인상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1분기 연 3.5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모건스탠리의 전망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부동산 투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내년 1분기 한은 금리 3.5% 예상’ 이 부분을 특히 유의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신규 주담대 차주들은 오히려 변동형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68.1%로 2014년 2월 이후 12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변동형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35%로 고정형 연 4.76%보다 0.41%포인트 낮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당장 고정형보다 적용 금리가 낮은 변동형을 선택한 것이다.
변동형 주담대는 상품 약정에 따라 보통 6개월, 12개월마다 금리가 재산정된다. 일정 주기마다 시장금리 변동이 대출금리에 반영돼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이자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면 추가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신규 차주뿐 아니라 코로나19 시기 저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기존 차주들의 금리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연 2~3%대 금리로 5년 혼합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은 올해부터 고정금리 적용 기간이 차례로 종료된다. 이후 약정에 따라 변동금리로 전환되면 현재의 높아진 금리 수준이 반영되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도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신속채무조정·사전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 등 채무조정 확정자는 2022년 12만1095명에서 지난해 18만9062명으로 3년 사이 56.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9만7199명이 채무조정을 확정받아 지난해 수준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아 실수요자의 자금 마련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이처럼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실수요자는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금융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였다.
이와 함께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은 금융회사별 총량관리 목표에서 제외해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주택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요 자금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막히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공급에 숨통이 트였지만 일반 주담대 차주가 체감하는 대출 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개별 주담대 등에 대해서는 기존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신청이 몰리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은행권도 대출 문턱을 낮추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이달 변동형 주담대의 영업점 취급을 재개하고 타행 주담대 대환대출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제한을 푸는 등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다른 주요 은행들은 기존 대출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부분 은행이 기존 가계대출 관리목표를 이미 소진한 가운데 추 추가로 얼마나 대출 여력이 주어질지도 아직 불확실하다”며 “집단대출처럼 일반 주담대도 취급 여력이 충분하다면 은행 사이 금리 경쟁이 이뤄질 수 있지만 지금은 대출 공급이 제한돼 있어 금리 인하 경쟁도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