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우철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슈퍼 대표) 사장이 롯데백화점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사이 국내 롯데마트의 매출 회복을 손익 개선으로 연결할 기회를 맞고 있다. 롯데마트는 3분기 국내사업 이익이 1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차우철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슈퍼 대표) 사장이 롯데마트 국내 사업의 가파른 매출 회복을 손익 개선으로 연결할 기회에 올라탄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국내 사업의 매출이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3분기 국내 할인점사업의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까지 나오면서다.
롯데마트 국내 사업의 호조는 롯데쇼핑 실적을 견인해왔던 롯데백화점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태에 벌어지는 일이라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기존점 매출은 7월 2025년 같은 달보다 17% 증가한 데 이어 8월에는 2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이마트보다도 증가폭이 크다. 이마트가 공시한 7월 할인점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8.6%,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의 매출 증가율은 8.5%로 롯데마트의 절반 수준이었다.
롯데마트의 증가율이 유독 높은 데는 1년 전 같은 기간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025년 7월 롯데마트 기존점 매출은 1년 전보다 6.5% 감소한 반면 이마트 할인점은 1.8% 증가했다.
반면 롯데쇼핑 영업이익의 80~90%를 차지하는 롯데백화점은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5월 17%에서 6월 12%, 7월 11%로 내려온 데 이어 8월에는 9~10% 수준까지 낮아졌다. 7월 20% 늘었던 명품 매출도 8월에는 증가율이 15%를 밑돈 것으로 파악됐다.
백화점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에도 영업이익 1197억 원을 내며 2025년 2분기보다 84% 늘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가파른 기존점 성장세가 3분기 들어 한풀 꺾이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마트의 역할이 전보다 중요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내 롯데마트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 선명하다.
2025년 국내 할인점 매출은 3조9250억 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566억 원에 이르렀다. 해외 할인점에서 496억 원을 벌었지만 국내 적자를 메우지 못해 할인점 전체가 적자로 돌아섰다.
차 사장은 국내 마트를 다시 이익을 내는 사업으로 돌려놓아야 하는 상황에서 2025년 12월 롯데마트·슈퍼 대표에 올랐다.
차 사장은 취임 뒤 첫 공식 행보에서 "국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그로서리 사업의 통합 시너지와 신선·자체브랜드(PB) 중심 상품 경쟁력 강화, 식료품 특화형 점포 확대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2026년에는 국내 할인점사업의 손익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국내 롯데마트는 1분기 8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분기에는 4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마트·슈퍼 희망퇴직과 관련한 일회성 비용 82억 원도 반영됐다.
▲ 부산 강서에 위치한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외관. <롯데마트>
무엇보다도 3분기 전망이 좋다.
하나증권은 롯데마트가 국내 사업에서 3분기에 영업이익 25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3분기 영업이익 22억 원과 비교하면 11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 예상치는 2023년 3분기 약 420억 원, 2024년 3분기 약 35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2025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영향 등으로 사실상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던 지난해 3분기 이익을 1년 만에 상당 부분 되돌리는 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롯데마트 역시 내부적으로 3분기 실적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롯데마트 7~8월 매출 증가에는 차 사장의 경영전략보다는 외부 효과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5년 7월 지급이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당시 소비가 다른 유통채널로 이동한 영향이 2026년에는 낮은 비교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영업차질도 롯데마트를 밀어줬다. 홈플러스 영업중단 효과가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기존점 성장률을 약 4%포인트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효과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홈플러스는 13일 임시휴업했던 67개 점포를 다시 열었고 이 가운데 59개 점포의 온라인 영업도 재개했다. 한우와 육류, 수산물 등을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까지 벌이며 고객 회복에 나섰다.
차 사장에게 앞으로 중요한 지점은 경쟁사의 공백으로 수혜를 봤던 매출을 얼마나 이익으로 남기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최근 손익 개선을 위한 자체 요인으로 마트와 슈퍼의 통합소싱을 통한 원가 절감과 자체 브랜드(PB)·단독상품 확대를 꼽고 있다.
롯데마트 자체 상품의 판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1월부터 6월8일까지 1천 원 이하 PB 상품 매출은 2025년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통합소싱을 통한 원가 절감과 함께 핵심 PB 및 단독 차별화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PB도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핵심 상품을 중심으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높여 재구매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신장의 폭이 커질수록 마트 손익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커진다.
대형마트 업종은 점포와 인력 등 고정비 부담이 큰 만큼 매출 증가분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여지가 커진다. 롯데마트가 7~8월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실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3분기 실적에서 중요한 대목인 셈이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약 150억 원 수준의 이익 개선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장기적 실적 개선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