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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 입법 하반기 재시동, '연공형 임금체계'와 청년채용 문제 해법 찾나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6-08-27 17: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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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법정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늘리는 입법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단순한 정년 연장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고용을 보장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연금 수급 전 소득공백을 줄이기 위해 고령자의 고용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법정 정년연장과 재고용을 어떻게 조합할지, 늘어난 고용기간의 임금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 청년 신규채용 감소 우려는 어떻게 풀지, 실제 입법에서는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정년 65세' 입법 하반기 재시동, '연공형 임금체계'와 청년채용 문제 해법 찾나
▲  정년 65세 입법 논의가 재개되는 가운데 재고용 방식과 임금체계 개편, 청년채용 보완책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홍배·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과 양대노총이 6월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국회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이병훈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 정년연장 입법 과정에서는 지난 6월 제시된 법정 정년 연장과 재고용 병행 방식을 비롯해 임금·근로조건 조정 방안이 다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지난 6월 법정 정년 연장과 퇴직 뒤 재고용을 병행하는 입법 초안을 마련했다. 특위는 2027년을 준비기간으로 두고 법정 정년을 2029년 61세부터 2년마다 한 살씩 높여 2037년 65세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법정 정년이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동안 재고용 의무 대상 연령도 2028년 61세를 시작으로 2029년 62세, 그 뒤 2년마다 한 살씩 늘려 2035년 65세까지 높이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정년연장 대상자의 근로시간을 조정하고 이에 맞춰 임금체계를 개편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 변경 절차에 한시적 특례를 두는 방안도 검토됐다.

하지만 정년연장 속도와 재고용 방식, 근로조건 조정을 놓고 노사 이견이 이어지면서 최종안에는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정년 연장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당시 국민연금 수급 전 소득공백을 줄이기 위해 정년연장 시기를 앞당겨야 하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재고용을 우선 시행하고 법정 정년연장은 늦추는 한편 연공형 임금체계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임금과 근로조건 조정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사회적 논의를 토대로 하반기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년들이 정년연장으로 공공부문이나 대기업 등 선호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세대 상생형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정년연장에 따른 직무·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등의 부담을 완화하고 공공기관에서는 정원·총인건비 관리 개선과 청년고용의무제 실효성 강화를 통해 신규 청년채용을 촉진하기로 했다.

국회에 이미 제출된 법안에서도 고령자의 고용기간을 늘리는 방식은 엇갈린다. 다수 법안은 법정 정년 자체를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높이는 방향인 반면 김위상·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안은 사업주가 정년연장이나 퇴직 뒤 재고용 등 고용연장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김소희 의원안은 사업주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까지 정년연장, 정년퇴직자 재고용, 정년폐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재고용할 때는 당사자 합의에 따라 종전과 임금을 다르게 정할 수도 있도록 했다.

정년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을 어떻게 연결할지도 법안마다 차이가 있다. 현행 고령자고용법은 60세 이상 정년을 의무화하면서 노사가 사업장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3년 60세 정년 의무화 당시 정년연장에 따른 기업 부담을 고려해 임금체계 개편을 함께 명시한 조항이다.

한정애·이수진 민주당 의원안은 이러한 조치를 의무에서 재량으로 바꾸고 김주영·이용우 의원안은 '필요한 조치' 의무는 유지하되 법문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삭제한다. 정년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을 법률로 명시적으로 연결하는 현행 구조를 완화하는 방향이다. 반면 박해철 의원안은 현행 임금체계 개편 관련 의무를 유지하면서 관련 정부 지원을 의무화한다.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고령자의 근로조건뿐 아니라 기업의 인력운영과 청년채용 문제로도 이어진다.

국회 산하 연구기관인 국회미래연구원은 27일 내놓은 '정년연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노동시장 구축의 조건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년연장이 기업의 인력운영과 청년채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대기업 사례를 통해 살폈다. 연구원이 면담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퇴직에 따른 자연감소가 늦어지면 신규채용 여력이 줄고 상위 직급의 재직기간이 늘면서 재직 청년의 승진과 보직 이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연구원은 이를 정년연장이 청년고용을 반드시 줄인다는 인과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년제의 실질적 적용이 대기업 등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55~79세가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연령은 53세였고 정년퇴직은 주된 이탈 사유의 13.2%에 그친 반면 정년퇴직자의 33.6%는 1천 명 이상 사업체 출신이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이에 정년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대기업에서는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되 단기적으로 재고용 등 다양한 계속고용 방식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연공형 임금·인사체계를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고용은 임금체계 개편을 대신하는 방안이 아니라 정년연장에 따른 비용과 인력운영 부담을 조정하는 이행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하반기 정년연장 입법의 관건은 법정 정년을 65세로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늘어난 고용기간을 뒷받침할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는냐에 달린 셈이다. 재고용을 어떻게 활용할지, 연공형 임금·인사체계를 어떻게 조정할지, 청년채용 위축 우려를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가 입법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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