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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에이본' 매각에서 이선주 전략 보인다, K뷰티 성장에 북미 '옥석 가리기' 속도내나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6-08-25 13: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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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에이본' 매각에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36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선주</a> 전략 보인다, K뷰티 성장에 북미 '옥석 가리기' 속도내나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더에이본컴퍼니를 매각하며 북미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 LG생활건강 >
[비즈니스포스트]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북미 화장품 방문판매 자회사를 매각한 것을 놓고 수익성이 낮은 현지사업은 정리하고 다양한 국가와 유통채널로 확장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에 무게를 두는 이른바 '옥석 가리기'를 시작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미 인수한 해외 자산을 성장성과 활용 가능성을 따져 선별하는 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LG생활건강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미국 뷰티 브랜드 에이본의 북미사업 운영사 더에이본컴퍼니를 매각하며 북미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더에이본컴퍼니는 2016년 에이본의 북미사업과 해외사업이 분리되면서 생긴 별도기업으로 에이본의 북미사업을 담당한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더에이본컴퍼니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LG생활건강 북미법인 LGH&HUSA는 24일 더에이본컴퍼니 지분 100%를 스트랫포드월드와이드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스트랫포드월드와이드는 에이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에이본인터내셔널을 운영하는 글로벌 투자회사 리전트의 관계사다.

계약상 매각대금은 600만 달러다. 이사회 결의일 직전 영업일 환율을 적용하면 약 83억5800만 원이다. 에이본 캐나다법인 지분 100%도 1달러에 함께 넘긴다.

매각 대상의 외형은 작지 않다.

더에이본컴퍼니 미국법인은 2025년 매출 2692억 원을 냈다. 캐나다법인 매출 328억 원을 합치면 3020억 원으로 같은 해 LG생활건강 북미 매출의 52.6%에 이른다.

그럼에도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낮은 수익성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본 북미사업을 운영하는 미국법인과 캐나다법인은 지난해 각각 301억 원, 56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더에이본컴퍼니는 2025년 말 기준 자산 2638억 원, 부채 3999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더에이본컴퍼니를 1억2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1450억 원이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에이본 브랜드뿐 아니라 북미 현지 사업 기반에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본이 보유한 미국·캐나다 방문판매 조직과 물류·영업 기반을 활용해 자체 브랜드의 북미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미 화장품 시장의 유통구조는 빠르게 바뀌었다. 아마존과 틱톡숍 등 온라인 유통 채널이 성장했고 K뷰티 브랜드들은 세포라와 코스트코, 월마트 등 대형 유통기업과 직접 거래하기 시작했다.

이선주 사장이 올해 초 제시한 전략도 이러한 시장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역별 핵심 커머스 채널을 집중 공략하고 디지털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브랜드 중심의 조직 체계로 전환하고 고성장 브랜드에 집중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생활건강의 자체 브랜드는 에이본 판매망과 별개로 북미 접점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7월 미국 월마트 1600여 개 점포에 미감수 제품 5종을 입점시켰다. 닥터그루트는 코스트코에 이어 미국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했다. 빌리프와 CNP도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과 외부 유통망을 중심으로 북미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선주 사장은 취임 이후 생활용품으로 분류됐던 닥터그루트와 유시몰 등을 기능성 뷰티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네오뷰티사업부문도 신설했다. 현지 기업의 판매망보다 자체 브랜드와 외부 주류 유통채널의 결합에 힘을 싣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LG생활건강 '에이본' 매각에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36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선주</a> 전략 보인다, K뷰티 성장에 북미 '옥석 가리기' 속도내나
▲ LG생활건강이 해외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LG생활건강이 인수한 미국 뷰티 법인 더크렘샵 제품(왼쪽)과 미국 뷰티 기업 보인카가 보유한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 제품. < LG생활건강 >

이러한 변화는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은 205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3% 증가했다. 북미 매출이 중국 매출을 넘어선 것은 2001년 LG화학에서 분할돼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물론 LG생활건강이 북미에서 인수한 기업을 모두 매각하려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한 뒤 매각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더크렘샵 잔여지분 35%를 6680만 달러(약 923억 원)에 인수해 지분율을 100%로 높였다. 올해는 보인카 기존 주주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지분 30%를 추가로 확보해 지분율을 56.04%에서 86.04%로 높이게 됐다.

에이본과 더크렘샵·보인카의 차이점으로는 핵심 자산의 성격이 꼽힌다.

에이본의 핵심 자산이 북미 방문판매 조직과 영업 인프라라면 더크렘샵과 보인카는 자체 브랜드 지식재산권(IP)이 중심이다. 더크렘샵은 색조·스킨케어 브랜드를 기반으로 캐릭터 협업 상품을 확대하고 있고 보인카는 비건 헤어컬러 브랜드 아틱폭스를 보유하고 있다.

방문판매 조직과 달리 브랜드 지식재산권은 국가와 유통채널을 바꿔 활용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에이본을 매각하면서도 더크렘샵과 보인카 지분은 늘린 이유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보인카는 월드컵 시즌을 계기로 축제 분위기 속 염색 수요가 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더크렘샵도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뷰티 박람회에서 브랜드 새 단장 이후 첫선을 보이는 등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겨둔 북미자산의 성장성을 입증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더크렘샵 매출은 2023년 1365억 원에서 2025년 657억 원으로 2년 사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더크렘샵 영업권에서 741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에 더크렘샵 장부가치는 961억 원에서 약 212억 원으로 줄었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영업권을 포함한 무형자산에서 모두 1798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유형자산과 사용권자산을 더한 전체 손상차손은 1957억 원에 이른다. 과거 해외 인수합병 과정에서 지급한 성장 프리미엄이 빠르게 사라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선주 사장이 취임 직후 해외사업과 인수합병,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대표 직속 전략센터를 신설한 것은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에이본 매각은 전략센터 출범 뒤 이뤄진 첫 대형 해외 포트폴리오 정리다.

향후 전략센터가 다른 해외 인수 자산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수익성과 성장성, 자체 브랜드와의 시너지 등을 기준으로 비핵심 자산은 정리하고 확장성이 높은 브랜드에 투자를 집중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LG생활건강은 “이번 매각은 북미에서 브랜드 중심의 성장 전략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리테일 및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뷰티·웰니스 브랜드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성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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