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서버 제품에서 메모리반도체와 기판, MLCC 등 부품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블랙웰' GPU 기반 서버용 제품 사진.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서버 제품의 가격이 인상된다.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한 부품의 원가 비중 확대가 원인으로 꼽힌다.
메모리 사용 효율을 높인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의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가 빨라지고 있지만 단기간에 큰 변화를 이뤄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타임스는 25일 “엔비디아의 AI 서버 가격 인상이 반도체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업계 전문가들은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탑재한 서버 시스템의 가격을 15% 이상 인상할 것이라고 주요 고객사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7년 초부터 공급이 예정된 인공지능 서버 제품이 대상이다. 다만 실제 가격 인상폭은 반도체의 사양과 메모리 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이전에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던 사례가 있지만 서버 완제품의 가격 인상을 직접 통보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으로 AI 서버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폭넓은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가 하반기부터 공급하는 ‘베라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서버용 랙 제품의 부품 원가가 780만 달러(약 108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는 증권사 모간스탠리의 분석을 전했다.
기존 ‘블랙웰’ GPU 기반의 제품 원가가 400만 달러(약 55억 원) 미만으로 추정됐던 것과 비교해 두 배 정도로 상승했다.
특히 LPDDR5X 규격 서버용 D램과 HBM4 고대역폭 메모리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블랙웰 제품 기준 5~10%에 그쳤지만 베라 루빈 시리즈에는 25~30% 수준으로 늘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 ▲ 삼성전자 HBM4E 고대역폭 메모리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
디지타임스는 인쇄회로(PCB) 기판의 원가도 블랙웰 시리즈 제품보다 233%,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원가는 182% 오르면서 각각 3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하는 부품이다. 인공지능 서버와 같은 고전압 및 고온 환경에서 성능을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타임스는 결국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업들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벌일 때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20~3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대신 비용 효율을 높인 맞춤형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엔비디아 GPU 기반 서버는 절대적 성능이 우수하지만 AI 추론을 비롯한 일부 작업은 맞춤형 반도체를 활용해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최근 시장에 출시된 다수의 맞춤형 반도체가 메모리반도체 효율 개선을 무기로 앞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투자 비용 증가에 결정적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메모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이러한 기술이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소 보수적 태도를 보였다.
맞춤형 반도체를 도입하는 빅테크 기업들도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램을 여전히 대량으로 구매해야만 해 자금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HBM과 D램 주요 공급사들의 수혜가 한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디지타임스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수요가 맞춤형 반도체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은 메모리 효율과 관련한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는 분명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