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주요 외신 및 싱크탱크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한미 동맹이 약화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의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하며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강조했다. 대미투자와 국방비 확대와 관련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된다.
주요 외신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무모하고 실익도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또한 한미 동맹이 약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AP통신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 군사훈련 축소로 동맹국인 한국을 홀대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 전략이 아닌 외교 협상카드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한국이 미국과 이란 전쟁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점 등을 군사훈련 축소의 배경으로 들었다.
미국 주요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비판적 의견을 내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는 동맹국이 아닌 적국을 배려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는 “동맹국을 모욕하는 행위에 가까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결국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비판을 전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동맹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 국방을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키우면서 점차 거리를 두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지 더힐도 한미 연합훈련 축소가 트럼프 정부에 실익을 안겨줄 가능성은 낮다는 외교 및 안보 전문가들의 의견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친구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전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일은 불가능하고 미국과 관계 개선으로 외교적 성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에도 북한과 협상 진전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려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기업연구소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국익과 한미 동맹, 대북 억지력에 모두 손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 개선보다 한국 정부를 압박해 군사 비용도 절감하려는 목적을 두고 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했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 ▲ 8월1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장병 및 군용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힐에 따르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내 미군 주둔에 장기간 회의감을 품었던 만큼 한미 연합훈련 축소도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전쟁에 한국의 역할을 두고 불만을 품은 데 따른 충동적 조치를 결정했다고 보기만은 어렵다는 의미다.
싱크탱크 디펜스프라이어리티스도 한미 군사훈련 축소가 전략적으로 현명한 조치에 해당할 수 있다는 평가를 제시했다.
미국의 군사 자원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지나치게 많은 역량이 투입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반영됐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95조 원) 상당의 대미 투자 이행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가 일본과 비교해 다소 부진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협상카드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를 근본적으로 약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기는 아직 지나치게 이르다는 시각도 고개를 든다.
AP통신은 한미 군사훈련 축소와 유사한 조치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하고 범위도 더 넓어진다면 결국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이어진 한미 동맹이 해체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이번 조치 하나만으로 미국이 동맹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더힐에 따르면 싱크탱크 카토연구소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한미 동맹의 붕괴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을 전했다.
한국과 미국이 2025년 10월 정상회담 뒤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관련한 기술 이전에 합의하는 등 대체로 우호적 관계를 지속해 왔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카토연구소는 결국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분명한 움직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한국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꾸준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 발언에 그칠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