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2분기 연속 흑자에도 재무상태 '빨간불', 차기 사장 전력망 구축 재원 확보 시험대
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6-08-13 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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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반기 한국전력공사를 둘러싼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다 3분기부터는 이란 전쟁 여파가 연료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전은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정책을 뒷받침할 전력망 구축이 한전의 최우선 현안으로 꼽히는 만큼 신임 사장은 이를 위해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무거워졌다.
▲ 하반기 한국전력공사를 둘러싼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3일 한전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불안에 대비해 석탄 발전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연료비 지출 부담이 커지며 2분기 수익성이 급감했다.
세계적으로 발전용 석탄 수요가 늘면서 국제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평균 톤당 103.1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28.2달러로 24.3% 올랐다. 이에 한전의 연료비 지출도 10조142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8.8% 늘었다.
이같은 연료비 부담 확대는 한전의 2분기 실적을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은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9189억 원, 영업이익 1조1286억 원을 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0.1%, 영업이익은 47.2%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하반기 들어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LNG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한전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아시아 LNG 현물가격 지표인 일본·한국마커(JKM)는 지난해 평균 12.6달러에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뒤 올해 2분기 평균 17.5달러로 38.9% 올랐다. 글로벌 LNG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LNG 생산·유통 시설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높아진 연료비가 한전의 전력 구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에 반영되기까지는 5~6개월이 걸리는데 최근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SMP 가격 정보를 살펴보면 이란 전쟁에 따른 LNG 가격 상승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8월 들어 SMP는 한전의 전력 판매 손익분기점 기준인 146원을 넘어 150원대로 올라섰다.
▲ (왼쪽부터)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염성진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에서 열린 호남권·용인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공급 협약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역마진 구조가 연말까지 계속되며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LNG 현물가격 지표가 조정 없이 최근 오히려 상승세가 더 가팔라졌다”며 “연말까지 SMP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전으로서는 여전히 200조 원이 넘는 재무 부담을 안고 있는 가운데 역마진 구조가 지속되면 경영 정상화는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전은 2023년 3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전이 떠안은 부채는 2분기 기준 210조7천억 원으로 해당 기간 동안 오히려 2.5% 늘었다.
이처럼 흑자 기조에도 재무구조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차기 사장이 짊어질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6일부터 차기 사장 공개모집에 돌입해 오는 1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새 사장은 재무 정상화뿐만 아니라 대규모 전력망 투자를 위한 재원까지 마련해야 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정부는 호남과 용인에서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관련 산업단지에는 20GW(기가와트)에 이르는 대규모 전력망 구축이 요구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기후부·원안위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에게 전력망 확충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질문하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전력 수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기 사장으로서는 정부가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재원 확보 필요성을 놓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투자 여력 마련을 목표로 전기요금 정상화 필요성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정부도 전력요금 정상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 지난 7월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물가 부담이나 국민들의 소득 문제가 없다면 사실 가정용 전기 요금은 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전이 부채를 털어내고 정상적 경영활동에 들어서려면 전기요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