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테슬라가 테라팹에서 근무할 D램 전문 기술인력 채용 공고를 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에 건설하는 '테라팹' 반도체 공장 예상 조감도. <스페이스X>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세계 최대의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인 ‘테라팹’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며 D램 기술 전문인력도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세계 D램 시장에서 구축한 과점체제에 도전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CEO의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각) 스페이스X는 테슬라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테라팹 프로젝트에 168억 달러(약 24조 원)의 초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에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 장기화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및 테슬라 CEO는 스페이스X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반도체 공급은 연간 약 20%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200%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대규모 시설 투자로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춰내야 한다는 당위성을 투자자들에 설득한 셈이다.
테라팹 공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우주 데이터센터에 쓰인다는 설명도 스페이스X의 발표에 포함됐다.
로보택시는 테슬라, 우주 데이터센터는 스페이스X의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테라팹이 미래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페이스X는 테라팹의 총 투자 비용이 168억 달러 상당의 초기 투자와 비교해 훨씬 커질 것이라는 점도 예고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조던 버스 스페이스X 환경과 건강, 안전 및 의료 총괄은 테라팹 프로젝트가 미국을 넘어 서구권 문명 전반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공급망이 한국과 대만,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테라팹이 균형을 맞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
| ▲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테라팹 반도체 활용 분야 홍보용 이미지. <테라팹 홈페이지> |
테슬라는 스페이스X와 함께 진행하는 테라팹 투자 계획이 공식화되는 시기에 맞춰 메모리반도체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기술 인력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테슬라 채용공고를 보면 테라팹에서 D램 및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기술 공정 개발과 최적화를 담당할 정규직 직원을 모집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20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D램 공정과 관련해 초기 기술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책임지고 수율 개선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테라팹에서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등 주요 반도체 개발 및 생산 과정을 수직계열화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따라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한 기술 인력을 채용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꼽힌다.
투자전문지 빅고파이낸스는 테슬라의 D램 전문가 채용 공고를 두고 “일론 머스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과점체제에 도전하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가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를 예고한 만큼 테라팹에서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춰 기존의 D램 업체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체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는 의미다.
빅고파이낸스는 일론 머스크의 시도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모두 부담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메모리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지금 벌어진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제시됐다.
메모리반도체 호황기가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성장에 꾸준히 기여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빅고파이낸스는 “테라팹에서 메모리반도체 자체 생산이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던 글로벌 D램 공급망에 큰 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메모리반도체 확보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선 과제라는 점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