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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사회

이재명 정부 촉법소년 연령 '조건부 하향', 중대범죄 기준과 제도 개선 입법 촉각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6-07-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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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70여 년 동안 유지돼 온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기준 개편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가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앞으로는 연령 하향을 넘어 적용 대상 범죄의 범위와 피해자 보호, 소년 교화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410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정부 촉법소년 연령 '조건부 하향', 중대범죄 기준과 제도 개선 입법 촉각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정부는 단순히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낮추는 것에 멈추지 않고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촉법소년 연령기준 개편 방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성평등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공론화 결과와 제도개선 권고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성평등부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만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는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연령 하향의 효과와 통계적 근거, 청소년의 발달 특성, 국제 기준, 보호·교화 인프라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성평등부는 설명했다.

이번 공론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접한 뒤 처벌 강화 중심의 인식에서 보다 신중한 방향으로 의견이 이동했다는 점이다.

시민참여단 숙의에서는 사전·사후 조사 모두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연령을 하향하자'는 의견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4월 숙의토론회를 거치면서 모든 범죄에 일괄 적용해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응답은 37.3%에서 30.2%로 7.1%포인트 감소했고,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5.7%에서 17.0%로 크게 늘었다. 조건부 하향 의견은 45.8%에서 46.7%로 소폭 증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성평등부가 제시한 절충안의 배경에도 이 같은 공론화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론화 과정에서 제도에 관한 오해도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국민들께서 촉법소년은 어떤 처벌도 안 받는 것으로 많이 오해하는데 사실상 2년간 소년원 장기 송치까지 가능한 꽤 중대한 처분이 뒷따른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시민참여단에서 공론화 과정에서 보호처분에 관한 내용을 알게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정부안을 둘러싼 쟁점은 여전히 적지 않다.

법조계와 형사법학계에서는 특정 중대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방식이 형사책임 능력이라는 인적 속성을 범죄의 종류에 따라 달리 인정하는 결과를 낳아 형법상 책임주의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국무회의에서 "책임능력은 행위자의 속성의 문제인데 범죄의 중대성이나 반복성은 별개의 문제"라며 "몇 가지 범죄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연령을 하향하는 것은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강력·중대·반복 범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추가 논의가 필요한 과제로 꼽았다.

반면 피해자 보호를 중시하는 법조계 일각에서는 살인이나 성폭력 등 중대한 범죄까지 현행 보호처분만 적용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과 괴리가 있는 만큼 제한적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면서도 "부분적으로 낮출 것이냐, 모든 범죄에 대해 낮출 것이냐, 1년을 낮출 것이냐, 2년을 낮출 것이냐를 다시 토론하고 국민 의견도 더 수렴하자"고 말했다.

국회에도 촉법소년 연령기준 조정과 강력범죄 처벌 강화 등을 담은 소년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돼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촉법소년 연령을 만 12세 또는 13세로 낮추거나 특정 강력범죄를 일반 형사절차로 처리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피해자 권리 보장과 소년사법 절차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성평등부가 제시한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한 13세 조건부 하향'은 이들 법안과도 다소 결이 다르다. 연령을 일괄적으로 낮추거나 특정 강력범죄를 일반 형사절차 대상으로 규정하는 대신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절충안을 택한 것이다.

결국 입법 과정에서는 '강력·중대·반복 범죄'의 적용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권고안은 연령 조정뿐 아니라 소년사법 체계 전반의 개선에도 큰 무게를 뒀다. 협의체는 경찰 단계 초기 대응체계 개선과 보호처분 내실화, 소년사법 인프라 확충, 피해자 권리 보장, 범정부 예방체계 구축 등 5대 제도개선 과제를 함께 제시했다.

정부는 추가 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 뒤 형법과 소년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면 논의의 초점도 '연령을 몇 세로 낮출 것인가'에서 '어떤 범죄를 적용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 소년의 교화·사회복귀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공론화는 촉법소년 논의를 단순한 연령 조정 문제를 넘어 소년사법 체계 전반을 어떻게 손질할 것인지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앞으로 논의의 성패는 '강력·중대·반복 범죄'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고, 피해자 보호와 소년의 교화라는 두 가치를 어떻게 균형 있게 담아낼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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