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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 줄고 우량채 쏠림 심화, 증권사 회사채 수수료 수익 '보릿고개' 길어진다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6-07-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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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회사채 시장이 고금리 부담과 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 속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위축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만기 회사채를 새 회사채 발행으로 차환하기보다 은행 대출,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으로 대응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증권사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채 발행 줄고 우량채 쏠림 심화, 증권사 회사채 수수료 수익 '보릿고개' 길어진다
▲ 회사채 발행 규모가 줄면서 증권사들 IB수수료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는 97조7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2조1368억 원보다 20.5% 감소했다. 반면 같은기간 CP와 단기사채 발행실적은 1천조76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9% 늘었다. 

그중에서도 일반회사채 시장 위축은 더욱 두드러졌다. 일반회사채는 비금융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뜻한다. 

올해 1~5월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23조36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조4060억 원보다 32.2% 감소했다. 전체 공모 회사채 발행 감소율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5월만 놓고 보면 회사채 발행 축소 흐름이 더 뚜렷하다. 

5월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2조1200억 원으로 전월보다 49.2% 감소했다. 일반회사채는 해당 기간 4220억원 순상환돼 4월에 이어 순상환 기조가 지속됐다. 이는 발행을 통한 차환보다 만기 물량 상환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회사채 발행 물량도 전량 AA등급 이상 우량채로 채워졌다. A등급과 BBB등급 이하 일반회사채 발행은 없었다. 4월 발행 회사채 가운데 AA등급 이상이 79.9% A등급 16.4% BBB등급 이하 3.7%였던 점을 고려하면 우량채 쏠림이 한층 심화했다. 

금리 상승과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 중앙그룹 사태 등으로 채권 투자심리가 약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자회사 제이알글로벌리츠는 400억 원의 사채를 갚지 못해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고, 공모회사채 3종이 반기보고서 감사의견거절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비우량채 투자심리 위축은 동화기업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동화기업(BBB+등급)은 5월21일 400억 원 규모 1.5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해 전량 미매각을 기록해 주관사인 KB증권이 해당 물량을 전량 인수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4월 말 제이알글로벌리츠에 이어 6월 중앙미디어그룹 신용이벤트가 발행하면서 상반기 크레딧 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와 함께 장단기 금리차, 회사채 금리보다 낮은 은행 대출 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단기조달 의존도는 심화했다”고 바라봤다. 

회사채 발행 감소는 증권사 채권자본시장(DCM) 수수료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공모 회사채는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인수 절차가 붙어 수수료율이 높은 반면 CP와 단기채는 발행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증권사 수수료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1분기 증권사 실적에서도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은 증시 활항으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 효과로 양호했지만,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관련 수수료 수익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1분기 연결기준 증권업계 최초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도 자금 조달 시장 침체로 인해 IB 수수료 수익은 4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우량채는 신용위험이 낮아 투자자 모집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그만큼 비우량채보다 주관 및 인수 수수료율이 낮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발행 물량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우량 딜을 두고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개월 만기 CD·CP 등 단기금리와 3년 만기 국채·회사채 금리 사이 격차가 여전히 커 기업들이 장기 회사채보다 단기자금 조달을 선호할 유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7월 회사채 수요예측 계획을 살펴보면 하반기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는 시기임에도 일부 대형 증권사 발행 이외에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9~10월 발행이 본격화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이어 "연초부터 상승 추세를 보였던 국채 금리를 따라 회사채 발행 금리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6월 중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4.5%에 육박하며 연초 3.4% 대비 약 100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했고 7월 들어서도 4.4% 내외로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회사채 발행시장의 위축은 심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회사채 발행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 줄고 우량채 쏠림 심화, 증권사 회사채 수수료 수익 '보릿고개' 길어진다
▲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거리. <연합뉴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당장의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보단 수익성 중심의 수주를 통해 시장 개선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금은 증시가 좋아 브로커리지 및 자산관리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DCM 사업 부진을 커버할 수 있다"며 "향후 증시가 어려워지면 다시 DCM시장이 살아나면서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어 수익 구조 포트폴리오상 DCM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별개로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공개매수 등 IB 전반에서 기업과 네트워킹은 시장 부침에 상관없이 중요해 DCM은 계속 유지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금리가 오르면 DCM 뿐 아니라 증권업 전반이 좋지 않다"며 "특히 기관투자가들은 금리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 공격적 투자를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금리 선행 지표격인 미국채 금리도 유례 없이 변동성이 큰데 시장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변동성을 가장 싫어한다"며 "다만 레고랜드 사태 때도 그랬듯 시장이 부침을 겪는 만큼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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