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사람들이 열을 식히기 위해 거리에 설치된 물 분사 장치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는 유럽에서 에어컨 규제 문제를 두고 정치권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5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 대안당(AfD)'이 에어컨 문제로 정부를 공격하는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마크 베른하르트 독일 대안당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에너지 효율 등급 같은 기후 이데올로기에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기후 히스테리로 인해 에어컨 사용을 삼가는 이념적 오류로 인해 열 관련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프랑스에서도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당이 에어컨 설치 대신 에너지 효율 개선을 내세우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은 지난달부터 주요 대도시의 기온이 40도를 오가는 극한 폭염을 겪고 있다. 이에 유럽 곳곳의 가전제품 매장에서는 에어컨이 동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유럽인들은 그동안 에어컨이 거리로 뜨거운 공기를 내뿜어 도시 열돔 현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용을 늘려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킨다며 사용을 지양해왔기 때문이다.
또 오래된 건물들이 주류를 이루는 도심 환경과 이에 따른 각종 강력한 에어컨 설치 규제가 에어컨 보급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프랑스는 에어컨 보급률이 전국 평균 24%에 불과하다.
현재 유럽 우익 정치인들은 낮은 에어컨 보급률이 이번 폭염 피해를 키웠다며 각국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에서 나온 논평들이 유럽의 정치적 분열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 미국의 유력 인사들이 낸 논평을 보면 유럽 각국 정부가 그동안 강한 에어컨 규제를 시행해온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유럽인들은 그동안 미국인들이 여름을 보내는 방식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스타터포드 내셔널 리뷰 칼럼니스트도 24일(현지시각) 기고문을 통해 "유럽의 에어컨과의 전쟁은 점점 더 어처구니없어지고 있다"며 "프랑스 좌익에서는 전력 사용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는데 이들은 프랑스 전력 생산량의 70%가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에서 온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