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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건설 전환사채 조건에 '에너지 사업' 자신감, 이한우 주주 지키고 실리 챙기나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6-06-10 1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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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에너지 사업’을 향한 자신감을 내세운 자금 조달 방식으로 재무적 실리를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자가 없어 주식으로 바꾼 뒤 시세차익만 노려야 하는 전환사채(CB, 기사하단 용어설명 참조) 발행을 결정한 것이다. 더구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꿀 때 적용하는 전환가격도 현재 시세보다 높여 정했다.
 
[오늘Who] 현대건설 전환사채 조건에 '에너지 사업' 자신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63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한우</a> 주주 지키고 실리 챙기나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

중장기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었면 불가능한 발행 조건인 만큼 이 대표가 내건 현대건설의 ‘에너지 트랜지션(전환) 리더’ 전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10일 자본시장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이 전날 발행을 결정한 전환사채는 조건이 투자자보다 현대건설에 유리한 구조로 짜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5천억 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소형모듈원자로(SMR, 용어설명 참조) 등 뉴에너지사업 관련 운영자금이다. 청약일과 납입일은 오는 7월7일이다.

이번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로 발행되는 속칭 ‘빵빵채권(용어설명 하단참조)’이다. 투자자는 돈을 빌려주면서도 이자를 챙길 수 없어 순전히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만 기대해야 하는 구조다. 

그런 만큼 전환사채를 금액 만큼 주식으로 바꿀 때 적용되는 전환가액은 투자자들을 위해 기준주가(용어설명 참조)보다는 대체로 낮게 책정된다. 

물론 ‘빵빵채권’은 아예 드문 사례는 아니며 성장성에 이목이 쏠리는 코스닥시장과 바이오 업계에서는 한때 각광받던 시절도 있었다.

다만 이번에 현대건설이 발행할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15만607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15%가량 높게 책정됐다.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 12만2300원보다는 약 23%나 높다. 그런 만큼 투자자들이 전환청구를 해도 현대건설이 전환사채 발행 금액 기준으로 지급해야 할 주식 수가 줄어든다.

현대건설이 무이자로 자금을 끌어다 쓰면서도 ‘배짱’을 부린 모양새다. 게다가 이번 전환사채에는 주가하락 대비 안전장치인 리픽싱(용어설명 참조) 조항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채권을 팔고 나갈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권(용어설명 참조)도 없다.

결과적으로 자본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주가 상승에 강한 확신을 보낸 것으로도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이 2천억 원,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각각 1500억 원어치 이번 전환사채 발행 물량을 소화한다.

바꿔 말하면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그만큼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한우 대표 또한 전환사채 발행 결정이 발표된 다음날인 10일 자사주 600주(약 7300만 원 상당)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취임 뒤 네 번째이자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들어 나타난 주가 흐름도 현대건설이 보인 자신감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현대건설의 52주 신고가는 4월8일 기록한 19만8천 원, 에프엔가이드 집계 증권가 목표주가는 이날 기준 22만2900원이다. 전환가액(15만607원)이 기준주가와 비교하면 높지만 시장 기대치 대비로는 크게 낮게 결정된 것이다.
 
[오늘Who] 현대건설 전환사채 조건에 '에너지 사업' 자신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63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한우</a> 주주 지키고 실리 챙기나
▲ 현대건설은 이한우 대표 체제에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을 놓고 현대건설이 사업 전략 변화기를 맞아 내린 전략적 의사결정이란 평가도 나온다.

현대건설 재무구조는 5천억 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악화돼 있지 않고 오히려 건설업계에서는 건전한 축에 속한다.

그럼에도 전환사채를 발행한 건 이 대표의 사업 전략 구상인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를 위한 자금 조달에 무게를 실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초 공식 취임한 뒤 상장 건설사 최초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어 에너지 전환 중심의 중장기 사업 성장 전략을 시장에 각인시키는데 앞장섰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지분가치 희석 우려를 고려해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21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낮춰잡았다.

그러면서도 김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3월말 기준 순차입금 3천억 원, 부채비율 157.6%로 업계 평균 200%를 고려하면 상당히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이자율 0% 전환사채 조달은 상당히 전략적 의사 결정”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건설이 이른 시일 내에 주가 측면에서 기대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로는 SMR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이 있다. 현대건설은 이른 시일 내 홀텍과 미국 펠리세이즈 SMR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건설 주가가 크게 오른 것도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원전과 SMR 관련 역량이 부각됐기 때문인데 올해 현실화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주요 건설사 가운데 ‘공기 준수 및 예산 내 건설(On time, Within budget)’ 역량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전환사채 발행을 놓고 현대건설이 향후 재개발·재건축 사업 디딤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현대건설이 이번 전환사채 발행 결정을 두고 향후 신용등급 상향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AA-, 안정적’으로 DL이앤씨와 함께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부채비율 개선으로 이어져 신용등급이 상향되면 도시정비사업지에서 낮은 금리에 비용을 조달해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업계 1위 삼성물산(AA+, 안정적)과 혹시모를 도시정비 수주전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을 배경도 될 수 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압구정 등 향후 대형 정비 및 개발사업 대응에 필요한 자금조달 능력을 미리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대형 사업지에서는 시공사의 재무안정성과 보증 여력이 수주 경쟁력 및 금융 조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이번 조달은 투자재원 확보와 재무 완충력 보강이 결합된 성격을 띤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
 

◆ 용어설명

- 전환사채 : 발생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전환권)가 부여된 회사채로 투자자는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 소형모듈원자로(SMR) : 발전 용량이 300MW 이하인 소형 원자로로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 조립이 가능하다.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 빵빵채권 : 자본시장에서 표면이율과 만기이율이 모두 0%인 채권을 가리키는 속어다. 주로 전환사채나 신주인주권부사채 등 주식 성격을 함께 가진 채권에 적용되는 용어로 투자자는 이자 수익을 전혀 받지 못하는 대신 순수하게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만 노리고 투자하게 된다.

- 기준주가 : 전환사채 발행 시 전환가액을 정하기 위해 기준이 되는 주가로  공시 전 일정 기간(1개월, 1주일, 최근일 등)의 거래량과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해 산정된다.

-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 주가가 하락했을 때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주식 전환 가격을 함께 낮춰주는 조항을 뜻한다. 현대건설의 이번 전환사채 발행 결정 보고서에는 이 조항이 없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 채권 만기 전에 투자자가 발행회사에 "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투자자의 핵심 위험 대비책으로 여겨진다. 이번 현대건설 CB에는 사실상 부도 위기에 처하지 않는 이상 투자자가 만기 전에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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