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 이외 사례로는 여신금융협회 역시 10년 만에 민간 출신인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를 차기 협회장으로 낙점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최근 ‘민간’ 출신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이 연이어 배출되긴 했지만 신규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자리에는 금융당국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관’ 출신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리튬 배터리 등 신규 위험이 생겨나며 제도를 갖추는 과정에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소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사 출신인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선임되자 업계 안팎에서는 실무 경험을 중심으로 한 민간 전문가 선임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시각이 나왔다. 이번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 정부 들어 처음 진행된 금융협회 수장 인선이라는 점에서 추후 관련 인사의 가늠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차기 보험개발원장과 연말 임기가 끝나는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장 인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2025년 11월 임기가 만료됐다. 하지만 후임 선임이 지연되며 직무를 이어오고 있다.
선임 지연 사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2024년 말~2025년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라 금융권 인사 전반이 지체된 영향으로 바라본다.
보험업계에서는 유재훈 전 금융위원회 국장 등이 차기 보험개발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보험개발원은 아직 원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등 본격적 선임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 보험개발원 등은 올해 차기 수장을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개발원은 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요율 산정과 각종 통계·연구를 담당하는 보험산업 핵심 인프라 기관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리튬배터리 화재 등 새로운 위험요인 분석 중요성이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정책 조율 능력뿐 아니라 보험 실무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전문가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차기 원장 인선에서도 관료 경력뿐 아니라 보험산업 전문성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다만 보험개발원은 금융당국 및 정부와 협업이 잦고 제도 설계 과정에도 깊이 관여하는 만큼 여전히 정책 조율 능력을 갖춘 관료 출신이 유리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역시 업권을 대표해 입법·규제 대응과 대관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인 만큼 전통적으로 관료 출신이 자주 협회장을 맡아 왔다.
현재 기획재정부 등을 거친 김철주 생보협회장과 금융위원회 등에서 일해 온 이병래 손보협회장이 각 협회를 이끌고 있다. 두 협회장 모두 올해 12월 임기가 종료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관 출신보다 실무에 강점이 있는 전문가 중심으로 유관 기관장이 꾸려지는 추세다”며 “이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업권을 대표해 국회와 금융당국을 상대로 입법·규제 대응 및 대관 역할을 수행하는 비중이 큰 만큼 여전히 관료 출신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다른 보험권 관계자는 “현재 기조는 민간 출신이 힘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협회장과 같은 자리는 당국과의 소통 등도 중요한 역량인 만큼 같은 기조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