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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생산적금융을 묻다 프롤로그③] 국내 금투사 싱가포르 이유있는 집결, "대체투자 강국에서 기회 찾는다"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6-06-01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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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을 꼽으라면 단연 ‘생산적 금융’이다. 생산적 금융은 금융회사 자금이 이자장사에 그치기 쉬운 부동산 등 담보대출에 머물지 않고 첨단전략산업, 벤처창업시장, 녹색금융, 지방금융 등 국가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는 생산적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금융대전환을 말한다. 싱가포르는 아세안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선진국으로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은 국가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싱가포르의 금융이 발휘하고 있는 경쟁력을 직접 느껴보고 K생산적금융이 나아야 할 방향을 직접 모색해보고자 한다.

-프롤로그 글 싣는 순서
① 아시아 금융허브 싱가포르의 힘, 생산적금융 생태계의 길을 보다
② 이자장사 넘어 기업금융으로, 국내 은행들 싱가포르서 '글로벌 IB 영토확장' 기틀 다진다
③ 국내 금투사 싱가포르 이유있는 집결, "대체투자 강국에서 기회 찾는다"
④ [인터뷰] ‘생산적금융’ 저자 김용기 “생산적금융은 선언 아닌 설계의 문제, 돈의 방향 바꿔야”
⑤ [인터뷰] 서강대 교수 김종호 "싱가포르 금융 경쟁력, 정부 주도 과감한 개방에서 나왔다”

[K생산적금융을 묻다 프롤로그③] 국내 금투사 싱가포르 이유있는 집결, "대체투자 강국에서 기회 찾는다"
▲ 천연자원도 없고 내수 시장도 작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금융 허브로 자리잡은 데는 국가 차원주도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싱가포르관광청>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싱가포르를 향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글로벌 자본이 모이고 투자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특히 아시아 ‘대체투자’의 중심지로 평가된다.

대체투자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 투자를 제외한 투자를 일컫는 말로 주식·채권과 다른 흐름을 보여 분산투자 효과가 높고, 상대적 수익성도 높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패밀리오피스가 밀집해 있고 중국·인도·동남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이점 덕분에 굵직한 대체투자 프로젝트 상당수가 이곳에서 구조화된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싱가포르를 대체투자 확대의 전초기지로 삼아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8개 증권사와 6개 자산운용사 등 모두 14개 금융투자회사가 현지법인 형태로 싱가포르에 진출해있다.

증권사는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8곳, 자산운용사는 KB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피보나치자산운용, 한국교통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6곳이다.

DGB금융은 자산운용사는 아니지만 2024년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하이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HiAMA)’를 인수하며 싱가포르 자산운용시장에 진출했다.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은 현지 투자자문(CMS) 라이선스를 확보했고, NH투자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 등은 자산운용사 형태로 진출해 있다.

싱가포르는 금융투자업 가운데서도 특히 자산운용업이 발달했는데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한화자산운용이 앞선 금융사로 평가된다.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한국 운용사 최초로 2019년  싱가포르 자산운용 라이선스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리테일 LFMC(Licensed Fund Management Company) 인가를 받았다.

싱가포르금융통화청(MAS)은 자산운용 라이선스를 운용자산(AUM)과 고객범위 등에 따라 크게 크게 벤처캐피탈 전문 라이선스(VCFM)와 기관 및 전문투자자 대상 라이선스(A/I LFMC), 리테일 LFMC 등 3등급으로 나눈다.

리테일 LFMC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펀드까지 설정·운용할 수 있는 자격으로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싱가포르 리테일 LFMC을 보유한 곳은 여전히 한화자산운용뿐이다.

국내 금융투자사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통해 비상장 기업, 인프라, 부동산, 사모펀드(PE) 등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돈이 모이는 시장으로 낮은 규제, 세제혜택 등에 따라 금융투자업에 최적화한 나라”라며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뿐 아니라 최근에는 벤처투자, 부동산, 사모펀드, 패밀리오피스 등 대체투자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가 대체투자 강국이 되기까지는 국가적 역할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싱가포르에는 테마섹보다 규모가 큰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도 있지만, 수익률과 투자 성과 측면에서는 테마섹의 명성이 높다. 

테마섹이 공격적 운용으로 비상장기업 투자와 사모투자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해서다.

테마섹은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동남아 플랫폼업체 그랩, 네덜란드 핀테크업체 아디엔 등에 초기 단계부터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

그 결과 테마섹 자산은 1974년 출범 당시 2억3천만 달러에서 현재 32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 포트폴리오를 봐도 비상장 자산 비중이 40%를 웃돈다. 

싱가포르는 테마섹 등이 글로벌 투자로 거둔 수익을 자국 기업과 전략 산업에 재투자했다.

금융이 국가 발전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이른바 지금 한국이 가려고 하는 ‘생산적 금융’ 모델을 일찌감치 설계한 셈이다.

금융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해외 자본도 적극 끌어들였다. 싱가포르는 세제 혜택과 유연한 펀드 설립 제도를 앞세워 아시아 자산운용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K생산적금융을 묻다 프롤로그③] 국내 금투사 싱가포르 이유있는 집결, "대체투자 강국에서 기회 찾는다"
▲ 싱가포르는 2020년 가변자본회사(VCC) 제도 도입을 계기로 아시아 자산운용 중심지로 빠르게 부상했다. <싱가포르관광청>
2020년 도입한 가변자본회사(VCC) 제도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패밀리오피스를 끌어 모으는 유인책이 됐다. 

VCC는 하나의 법인 아래 복수의 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제도다. 현지 고용이나 최소 사업비 지출 등 일정요건을 충족하면 이자·배당·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면제해 준다. 

VCC 도입 이후 싱가포르 내 패밀리오피스는 2020년 약 400개에서 2024년 약 2천 개로 급증했다.

패밀리오피스는 대체투자 시장의 핵심 자금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발표한 '2025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서베이'에 따르면 패밀리오피스 포트폴리오에서 대체투자 비중은 평균 42%에 달한다.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싱가포르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 싱가포르에서 큰 수익을 내는 단계는 아니지만, 글로벌 자본이 모이고 투자 기회가 풍부한 네트워크를 쌓고 투자 선구안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유망 기업들이 상장하기 전 투자 기회를 잡는 것도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싱가포르는 이 분야에서도 선진국으로 평가된다.

지정학적 이점도 싱가포르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중국·인도·동남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한 덕분에 아시아의 유망 투자 기회는 싱가포르로 집중된다. 동남아 신흥국 딜은 금융 선진시장인 싱가포르에서 구조화되고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금융투자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홍콩 금융시장이 중국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면 싱가포르 금융시장은 동남아에 이어 인도를 향하는 수요 덕분에 주목 받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국내 금투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핵심 거점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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