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캐나다 해군 장병이 23일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기지에 입항한 한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가 독일 방산업체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에 잠수함 발주를 맡기면 수백억 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현지매체 분석이 나왔다.
독일 정부와 TKMS는 한국 한화오션과 벌이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경제효과와 수만 개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 발언을 인용해 “독일 잠수함을 선택하면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이 860억 캐나다달러(약 93조4천억 원)만큼 늘어날 것이다”고 보도했다.
국내총생산은 한 나라 안에서 정부와 기업을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가 생산한 부가가치를 더한 경제 지표로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규모를 나타낸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캐나다 현지시각 27일 오타와에서 열린 연례 방산 박람회(CANSEC)에 참석해 해당 수치를 언급했다. 독일에 잠수함 발주를 맡기면 캐나다가 연평균 5만 개의 고용 창출 효과를 누릴 것으로도 추산됐다.
TKMS와 독일 정부는 그동안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캐나다에 얼마만큼의 경제 부양 효과를 제안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구체적 수치가 언급된 것이다.
CBC에 따르면 TKMS는 캐나다에 중형 어뢰와 대어뢰 시스템 제조 설비,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하고 제작할 수 있는 시설 설립을 제안서에 포함했다. 캐나다 동·서부 해안에 잠수함 유지보수 시설을 건설하는 내용도 반영했다.
독일 정부 또한 수주전을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 현지에 원자재와 친환경 설비 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독일 정부는 매니토바주 처칠항을 개발해 핵심 광물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인프라를 구축하고 앨버타주 탄소포집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CBC는 “독일 측은 잠수함 수주 결정이 난 뒤 2년 내로 해당 투자의 상당 부분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왕립해군이 보유한 2400톤급 잠수함 4척을 2030년대 중반까지 최대 12척의 3천 톤급 디젤 잠수함으로 대체하는 프로젝트(CPSP)를 추진하고 있다.
30년 안팎의 잠수함 수명 주기 동안 이뤄질 유지보수까지 고려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1200억 캐나다달러(약 13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종 후보로 압축된 TKMS와 한화오션은 각각 212CD형과 KSS-III 잠수함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입찰서를 올해 3월2일에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올해 6월 말까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양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잠수함을 공급받을 국가로부터 산업 기여나 현지 투자 등 반대급부를 제공받는 절충교역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를 겨냥해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캐나다 핵심 기업들과 철강, 인공지능, 위성통신, 우주, 전자광학 등 5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3천 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도 태평양을 횡단해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기지에 지난 23일 입항했다.
한국 정부 또한 캐나다와 에너지 공급망을 비롯한 자원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잠수함 수주 지원에 나섰는데 경쟁 상대인 독일측 투자 기대 효과가 전해진 것이다.
이번 잠수함 수주전에서 캐나다 정부가 경제 부양 효과와 더불어 지정학적 의미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캐나다 칼턴대학교 노먼패터슨 국제관계대학원의 필립 라가세 부교수는 CBC를 통해 “캐나다는 독일을 선택해서 북극 방위를 유럽 동맹국들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다”며 “한화오션의 잠수함을 도입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에 더욱 개방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