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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발전엔진 AI데이터센터 붐 올라타, 정기선·김동관 선박엔진 '판박이 M&A' 신의 한수되나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6-05-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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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발전엔진 AI데이터센터 붐 올라타, 정기선·김동관 선박엔진 '판박이 M&A' 신의 한수되나
▲ 선박용 발전엔진이 AI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전원공급 수단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HD현대그룹의 HD현대마린엔진과 한화그룹의 한화엔진이 관련 사업 수혜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 수단으로 선박용 발전엔진이 주목을 받으면서 HD현대그룹, 한화그룹이 발전용 선박엔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통상 선박용 엔진은 추진동력 공급용인 ‘2행정-저속엔진’, 선박 내부 장치 가동·유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4행정-중속엔진’으로 나뉘는데, 4행정-중속엔진은 육상·데이터센터용 발전 엔진으로도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년 전 HD현대그룹이 인수한 선박 엔진 제조 계열사 HD현대마린엔진과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엔진이 글로벌 AI 투자 붐에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당시 조선사업 강화를 위해 선박엔진 기업 인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고 있어 결과적으로 성공적 인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4행정-중속엔진은 전력 주파수·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연료의 에너지 전환 효율이 뛰어나다는 특성으로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핀란드 엔진제조사 바르질라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의 초기 자본투입은 1kW당 30~35달러 사이로 가스터빈엔진(Heavy Duty Gas Turbines)의 40~45달러보다 25% 가량 적다.

또 가스터빈엔진보다 연료를 20~35% 가량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10년 사용 기준 2억 달러 이상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앞서 4월22일 HD현대중공업은 에페리온에너지그룹과 미국 데이터센터용 엔진 발전기 6271억 원 어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바르질라가 4월 합산 1202메가와트(MW) 규모의 발전용 엔진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데이터센터용 선박 발전엔진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은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시장 진출을 위해 그룹 차원의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화엔진은 그룹 관계사 한화임팩트가 지난 2024년 2300억 원을 들여 지분 32.77%를 인수한 HSD엔진이 전신이다.

그동안 한화엔진의 주력 제품은 선박 추진용 저속엔진으로, 주 거래처는 한화오션·삼성중공업, 중국 조선사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발전용 중속엔진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엔진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7월15일 글로벌 선박엔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덴마크 ‘에버런스(옛 만 에너지)’와 2034년까지 4행정 선박용·육상용 디젤 중속엔진 제작·판매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또 총 802억 원을 들여 지난해부터 진행한 4행정 중속엔진 생산설비 증설작업이 오는 8월 완료된다. 설비 생산능력은 연간 900MW 규모로 데이터센터용으로 주로 쓰이는 10MW급 발전엔진으로 환산하면 연간 9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선박용 중속엔진에 더해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을 생산할 수 있도록 에버런스와 라이선스 계약 재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라이선스 재협상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 확대를 위한 기술적 과제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큰 걸림돌은 없다”고 했다.

한화엔진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182억 원, 영업이익 51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30.3% 각각 증가한 수치다.

1분기에는 친환경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중심으로 1조2312억 원을 수주하며, 1분기 말 수주잔고가 5조2386억 원을 기록했다.

HSD엔진이 한화엔진으로 재출범한 2024년 2월28일 회사 주가(종가 기준)는 8720원에서 2026년 4월29일 8만8700원으로 10배 가량 상승했다.
선박 발전엔진 AI데이터센터 붐 올라타, 정기선·김동관 선박엔진 '판박이 M&A' 신의 한수되나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오른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2024년 조선 사업 강화를 위해 HD현대마린엔진, 한화엔진 인수를 결정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그룹도 최근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육상발전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협의체에는 △중속엔진 분야의 HD현대중공업 △고속엔진 분야의 HD건설기계 △고속 발전기를 생산하는 HD현대일렉트릭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룹차원에서 엔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계획을 세운 상태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이 2024년 7월 STX중공업(현 HD현대마린엔진) 지분 35.05%를 813억 원에 인수하면서, 선박엔진 사업의 분업화 구상을 밝힌 만큼 HD현대마린엔진 역할에도 관심이 모인다.

당시 구상은 △대형 선박 추진용 저속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중공업 △중소형 선박 추진용 저속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마린엔진 △발전용 중속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엔진(HD현대중공업 자회사) 등으로 엔진 포트폴리오를 나누면서도, 3사간 기술 공유를 통해 친환경 엔진 설계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유통망 공유를 통한 수출 판로를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중속엔진의 핵심 부품인 ‘터보차저’를 생산하는데, 2025년 연간 터보차저 설비 가동률은 30%(4행정용 터보차저 기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수요 증가에 따라 터보차저 설비 가동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마린엔진 역시 2024년 7월 HD현대그룹 편입 이후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의 올해 1분기 추정실적은 매출 1255억 원, 영업이익 291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2% 증가, 영업이익은 183.3% 증가하는 것이다.

HD현대마린엔진으로 재출범한 2024년 7월30일 회사 주가는 2만3650원에서 2026년 4월29일 10만9700원으로 363.8% 증가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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