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박화목 피스피스스튜디오 상장 앞두고 쿠팡 입점, 간판 패션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 키워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6-04-21 14:55:0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박화목 피스피스스튜디오 상장 앞두고 쿠팡 입점, 간판 패션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 키워
▲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왼쪽 세 번째)이 2025년 12월18일 K패션 선도기업 현장방문을 마치고 박화목 피스피스스튜디오 대표(왼쪽 두 번째), 서승완 대표(왼쪽 네 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식재산처>
[비즈니스포스트] 박화목 피스피스스튜디오 대표이사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조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아야 할 시점이지만 간판 브랜드 마르디메크르디의 성장세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다.

패션업계에서는 마르디메크르디를 상징하던 ‘플라워 로고’가 차별성을 잃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한때 K패션 대표 브랜드로 꼽혔지만 대중화로 희소성이 약해지며 이번 상장 시점이 브랜드 황혼기와 맞물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피스피스스튜디오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코스닥시장 진입을 위한 일반 청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7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은 5월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같은 달 20일과 21일 이틀간 실시된다.

이번 공모에서는 227만2637주를 모집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9천 원에서 2만1500원으로 제시됐다. 공모금액은 약 432억 원에서 489억 원 규모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2693억 원에서 3048억 원 수준이다.

상장을 앞두고 박화목 대표의 마음도 한층 조급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피스피스스튜디오 구주 7만2천 주를 공모가 하단보다 44% 높은 주당 약 2만7449원에 매입했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인 2만1500원에 확정되더라도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주당 약 6천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주관사가 원금 회복 여부도 불투명한 손실 구간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마르디메크르디의 브랜드 성장세가 꺾이기 전 자본시장에 입성해야 한다는 박 대표의 부담감이 이번 상장 추진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게 인정받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 사례로 최근 마르디메크르디의 쿠팡 입점이 꼽힌다.

이번 입점은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에 입점함으로써 외형 성장 가능성과 신규 고객 확대 여력을 시장에 보여주려는 행보로 읽힌다.

쿠팡은 패션 카테고리에서 아동부터 장년층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로켓배송 기반의 빠른 배송과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맞벌이 비중이 높은 3040세대의 경우 시즌 상품에 대한 수요 변화에 민감한 만큼 쿠팡 입점은 이들 소비층을 겨냥한 접점 확대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다양한 셀렉션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패션 쇼핑 경험을 만족시키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 입점을 지속 확대 중이며 입점 브랜드들은 쿠팡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스피스스튜디오의 이번 행보를 놓고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다소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의 ‘저가·빠른 배송’ 중심 플랫폼 특성상 패션 브랜드 입점은 자칫 브랜드 이미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할인 판매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질 경우 기존 가격 정책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박 대표가 외형 확대를 위해 범용 온라인 채널을 선택했지만 이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유지해야 할 가격 통제력과 희소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를 앞세우는 패션 브랜드는 쿠팡 입점 유인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고급 브랜드를 소비하는 고객은 편의성보다 직접 백화점을 찾아 브랜드를 체험하고 쇼핑백 받아 나오는 구매 경험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화목 피스피스스튜디오 상장 앞두고 쿠팡 입점, 간판 패션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 키워
▲ 마르디메크르디가 쿠팡에 입점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

박화목 대표가 쿠팡 입점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마르디메크르디의 성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때 마르디메크르디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마뗑킴과 함께 K패션을 대표하는 이른바 ‘3마 브랜드’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경쟁사에 비해 다소 뒤처지고 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179억 원, 영업이익 167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3.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0.8% 줄었다. 

반면 경쟁사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마리떼프랑소와저버를 운영하는 레어어는 같은 기간 매출 1919억 원, 영업이익 395억 원으로 각각 27.3%, 17.9% 증가했다. 마뗑킴을 운영하는 하고하우스도 연결기준 매출 2201억 원, 영업이익 446억 원으로 각각 33.8%, 14.9% 늘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2024년 25%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4%대로 내려앉았다. 매출 성장세까지 둔화하면서 시장에서는 브랜드 피로감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2030 여성 고객층 사이에서 ‘너무 흔해졌다’는 인식이 퍼지며 구매 동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피스피스스튜디오의 지난해 제품부문 재고자산은 122억 원으로 2024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판매 호조에 따른 자연 감소보다는 대규모 할인 판매를 통해 재고를 소진했거나 생산 물량 자체를 축소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박화목 대표가 짊어질 후속 흥행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피스피스스튜디오는 매출 대부분이 마르디메크르디의 특정 로고 상품에 집중된 만큼 유행 변화에 민감한 패션 시장에서는 실적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로 평가된다. 실제 하고하우스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에도 마뗑킴뿐 아니라 드파운드 등 경쟁력 있는 추가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자리하고 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2025년 기준 마르디메크르디, 헬로선라이즈, 베이컨트아카이브 등 3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 매출은 대부분 마르디메크르디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 역시 이러한 위험 요소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이번 공모자금 사용 계획에서 두 번째 우선순위로 IP 및 브랜드 육성을 제시했다. 2028년까지 총 1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자금은 브랜드 IP 확보를 비롯해 지분 투자, 필요할 경우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집행된다. 상장 이후에는 연간 1~2개 브랜드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확보한 브랜드에 자사의 디자인·생산·유통·글로벌 네트워크를 접목해 빠른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단일 브랜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카테고리와 고객층을 아우르는 멀티 브랜드 플랫폼으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하겠다”며 “패션 산업은 브랜드 IP 확보 여부가 기업의 중장기 성장성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글로벌 확장성이 있는 브랜드는 인수 이후 빠른 매출 성장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예원 기자

최신기사

AI 해킹 우려에 보안주 급등, 증권가는 '실적주' 지니언스·라온시큐어·슈프리마 '찜'
우리은행 정진완 인도 찍고 베트남으로, '기업금융' 앞세워 해외 실적 회복 노린다
북미 이어 유럽도 ESS 시장 급팽창,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폴란드 LFP배터리 생산..
[채널Who] 안락사법 시행한 우루과이, 이제는 한국도 '죽음의 자기결정권' 논의해야 ..
[채널Who] 농민의 방패인가 경영의 족쇄인가, 농협은행 '비상임이사'가 유발한 논란들
민주당 정청래의 '이광재 활용법', 6·3 국회의원 재보선 수도권 판도 뒤흔든다
[21일 오!정말] 민주당 박선원 "보초 서고, 구치소 같이 가고, 표결 반대하고"
연체율 부담 속 기업대출 늘려야 하는 은행권, '건전성'과 '생산적금융' 균형 난이도 부담
[오늘Who] '금융안정' 강조한 한은 총재 신현송, 고물가·저성장 이중압박 시험대 올랐다
[컴퍼니 백브리핑] 시총 15조 넘어선 에이피알, 경쟁기업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기업가치는?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