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신에서 AMD가 인텔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만우절 기사가 나왔다. 다만 이는 두 기업의 현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 어느 정도 현실화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는 평가도 나온다. 인텔 미국 캘리포니아 사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AMD가 인텔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뒤 두 기업 주가가 모두 크게 올랐다. 이는 만우절을 맞아 내놓은 가짜뉴스로 파악된다.
다만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AMD와 기술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는 인텔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방안이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2일 “AMD와 인텔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만우절 장난의 영향도 반영되었을 수 있다”며 “AMD는 인텔을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IT전문지 테크스팟은 1일(현지시각) AMD가 40년 가까이 대결해 온 최대 경쟁사인 인텔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AMD는 인텔을 인수해 반도체 제품 개발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소비자들의 사용경험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인텔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발표를 내놓았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그러나 이런 소식은 인텔 및 AMD의 공식 홈페이지나 다른 매체 등에서 찾아볼 수 없다.
결국 테크스팟이 4월1일 만우절을 맞아 내놓은 가짜뉴스로 파악된다.
팁랭크스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독자들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악의 없는 장난”이라며 “인텔이나 AMD에 관심 있던 투자자라면 이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인텔 주가는 전날보다 8.84%, AMD는 3.33% 오른 뒤 장을 마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다만 팁랭크스는 인텔과 AMD의 주가 상승이 단지 만우절 가짜뉴스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 ▲ AMD 인공지능 GPU 기반 서버용 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 AMD > |
인텔은 이날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에 매각했던 아일랜드 반도체 공장의 지분 49%를 다시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재무 구조 개선을 의미하는 신호로 꼽힌다.
AMD 주가는 투자기관 웰스파고가 내놓은 긍정적 보고서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인텔 및 AMD 주가가 장외거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이날 가파른 주가 상승이 단지 가짜뉴스 때문만은 아니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IT전문지 가젯리뷰는 AMD의 인텔 인수와 관련한 만우절 뉴스가 어느 정도 현실성을 갖춘 풍자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AMD가 항상 인텔에 밀려 CPU 시장에서 2위에 그치고 있었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개막하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5년에 걸쳐 인텔 주가는 약 26% 떨어진 반면 AMD 주가는 159% 가량 상승했다.
가젯리뷰는 “AMD는 인텔을 모방하던 기업으로 출발해 결국 ‘청출어람’을 이뤄냈다”며 “이제는 인텔 개발자들이 AMD의 기술을 공부해야 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두 기업의 최근 실적을 봐도 AMD가 인텔을 인수하는 시나리오는 불가능하지 않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AMD가 인공지능 반도체와 CPU 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인텔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파운드리 사업의 부진을 해결하는 과제가 다급하기 때문이다.
결국 가젯리뷰는 “이번 만우절 농담은 AMD과 인텔의 입장 변화와 관련해 현실을 반영하고 있어 통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때때로는 풍자가 예언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테크스팟은 “AMD와 인텔은 달력을 확인한 뒤 거래를 곧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해당 기사가 만우절 농담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