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훈 기자 youngh@businesspost.co.kr2026-03-31 13: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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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열 롯데컬처웍스 대표가 3일까지 선보인 새로운 공연 콘텐츠를 지식재산권으로 활용해 롯데컬처웍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사진은 김 대표의 사진을 AI로 편집한 것.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1인당 7만9천 원이나 하는 매우 비싼 영화가 있다.
배우와 관객이 직접 소통하고 세트장처럼 조성된 영화관 안을 돌아다니며 영화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형식으로 꾸려진 공연인데 통상적인 영화 관람권 가격과 비교하면 매우 비싸지만 고객 반응은 좋은 편이다.
롯데컬처웍스가 내놓은 이 공연은 신개념 몰입·체험형 콘텐츠 '인사이드 더 플레이'다. 일반 영화 관람격 가격을 생각하면 엄두가 안 나는 금액이지만 최근 반년 사이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콘텐츠라는 점 만큼은 이견이 없다.
CJ에서 실감형 콘텐츠를 담당했던 김종열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는 이런 형태의 콘텐츠를 발전시켜 롯데컬처웍스의 새로운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롯데컬처웍스의 행보를 종합하면 롯데컬처웍스는 영화관을 넘어선 체험형 공연 콘텐츠를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국내외 동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최근까지 배우 모집 사이트 '아우어 시에터 리뷰'를 통해 '인사이드 더 플레이' 출연 배우를 모집했다. 5월 공연 예정으로 배우들을 모집했지만 이르면 4월에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라는 것이 롯데컬처웍스의 설명이다.
26일에는 중국의 뮤지컬 제작 기업 포커스테이지와 함께 인사이드 더 플레이의 중국 진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중국 현지 공연 제작 업체와 체험형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직관적으로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컬처웍스는 2021년 홍콩법인 청산 후 6년 만에 중국 재진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영화관이 아닌 체험형 공연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중국 공연 제작 업체와 협업해 콘텐츠 지적재산(IP)을 수출하는 방식은 이색적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중국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에서 이 공연을 전개하며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인사이드 더 플레이'는 롯데컬처웍스가 제작한 몰입형 공연 ‘샤롯데 더 플레이’의 글로벌 버전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2025년 10월부터 2026년 3월3일까지 서울 구로구에 있는 롯데시네마 신도림에서 공연됐다.
이 콘텐츠는 영화와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영화관 좌석에 앉은 상태에서 콘텐츠가 시작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관객이 영화관에서 배우와 함께 실제 현장으로 구성된 영화관 안을 돌아다니며 진행된다는 점이 다르다.
벌어지는 사건마다 관객이 스토리의 진행 방향을 결정하면서 엔딩을 맞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관객의 선택에 따라 콘텐츠의 결말이 달라지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콘텐츠의 티켓 가격은 1장당 7만9천 원이다. 15만 원 안팎의 뮤지컬 티켓 가격보다는 저렴하지만 영화 티켓 가격이 1만5천 원인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이 공연은 마지막 회차까지 모든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롯데컬처웍스가 이를 새 성장축으로 삼기로 한 것은 이 콘텐츠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이지만 5달 넘게 지속된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 롯데컬처웍스가 국내외로 인사이드 더 플레이를 선보이기로 했다. 사진은 배우 채용 사이트에 올라온 인사이드 더 플레이 배우 모집 공고 < 아우어 시에터 리뷰 >
김 대표는 이러한 '체험형 공연'을 국내외로 빠르게 전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또 다른 이색 행사는 '광음 시네마' 재상영이 있다. 21일과 28일 롯데시네마 광음시네마에서 아이돌그룹 NCT드림의 '2026 엔시티 드림 투어 '더 드림 쇼 4: 퓨처 더 드림' 피날레' 콘서트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롯데컬처웍스가 다각적 수익원 창출에 집중하는 이유로 침체된 실적이 꼽힌다. 롯데컬처웍스는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2025년에 영업손실 105억 원을 내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 다변화 전략의 배경에는 메가박스와의 합병 난항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메가박스와 합병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 배경 가운데 하나로 CJCGV보다 더 많은 영화관을 확보해 영화관 업계 점유율 1위를 노리겠다는 구상이 거론됐다.
하지만 초기 논의 단계부터 메가박스를 보유한 콘텐트리중앙과 합병 방향에 대해 입장차를 보여 합의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컬처웍스는 메가박스를 흡수 합병할 것을 제안했고 콘텐트리중앙은 양사가 지분 50%씩 보유한 조인트벤처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기를 원했다.
▲ 26일 사모펀드 ISC는 투자 논의를 중단했다. 메가박스의 신용 보강을 위한 담보가 부족한 것이 지적됐다.
논의가 진행되는 중에 또 다른 부분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26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합병에 투자 논의를 진행하던 사모펀드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메가박스의 담보 부족 때문에 신용을 보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 협의를 중단했다.
메가박스는 모든 영화관 점포를 임차해 운영하고 있어 담보로 잡을 만한 자산이 없었다. 동시에 모회사 콘텐트리중앙과 지주사 중앙그룹 오너일가의 지분 대부분이 이미 다른 곳에 담보로 잡혀있어 신용 보강을 할 수 없었다. 즉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가 합병한다고 해도 자금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고 메가박스와 합병 논의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종열 대표는 롯데시네마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 할 수 있는 CJCGV 출신이다. 그는 2025년 7월 취임 당시부터 CJCGV에서 쌓았던 역량을 롯데시네마에 이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대표는 롯데컬처웍스 취임 당시 “글로벌 콘텐츠 IP 경쟁력 강화, 혁신적인 극장 관람환경 구축, 고객 맞춤형 콘텐츠 경험 제공을 통해 실적 개선과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8년부터 7년 동안 CJ-포디플렉스(4DPLEX)의 대표를 지냈다. 이 기간 ‘4DX’, ‘스크린X’ 등 실감형 기술을 상용화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롯데컬처웍스 수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광음시네마', '광음 LED' 등의 특별관 사업 확장과 기존의 영화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생존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실감형 기술 적용을 통해 기술 지향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권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