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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국산 배터리 '역내 생산 의무화·공공조달 배제' 무역장벽 높인다, K배터리 반사수혜 전망

최재원 기자 poly@businesspost.co.kr 2026-03-05 15: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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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은 4일(현지시각) 유럽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을 발표했다. 중국의 저가공세에 맞서 유럽 내 산업계와 첨단기술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전기차 부품의 70% 이상을 EU 역내에서 조달해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며, 전기차 부품 가운데 예외로 설정된 배터리는 배터리셀을 포함해 3가지 핵심 구성 요소의 역내 조달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EU는 2030년엔 배터리 핵심 구성 요소 중 5가지를 역내 조달하는 것으로 규제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EU 중국산 배터리 '역내 생산 의무화·공공조달 배제' 무역장벽 높인다, K배터리 반사수혜 전망
▲ 스테판 세주르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4일(현지시간) 브뤼셀 EU 집행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업 가속화법안(IAA)'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셀,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업계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의 대중국 무역장벽 강화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이미 갖춘 K배터리가 반사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EU가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는 내용의 IAA 법률 제정을 추진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유럽 시장에서 공급 확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4년 45.9%에서 지난해 34.6%까지 줄었다.

EU는 중국 전기차와 함께 빠르게 유럽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IAA 법률을 연내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스테판 세주르네 EU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모든 청정 기술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안보와 주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IAA 법안은 배터리셀을 포함한 3가지 이상의 배터리 소재를 역내에서 생산 및 조달해야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배터리 소재 품목명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배터리셀을 비롯해 양극재,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우선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EU는 중국 자동차와 배터리 기업들이 중국인 노동자를 유럽 공장에 고용하면서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도 막는 안을 법안에 포함했다. 법안에 따르면 현지 배터리 생산공장의 경우 50% 이상의 노동자를 유럽 현지 인력으로 고용해야 한다.

유럽 교통·환경 캠페인 단체(T&E)는 IAA 법률 제정으로 유럽산 배터리와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격차가 킬로와트(KW)당 41달러에서 14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은 기존 독일 공장에 이어 올해부터 헝가리 공장도 본격 가동해 현지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또 지난해 착공한 스페인 공장을 포함해 연간 총 16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 현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앞서 밝혔다.

세계 2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BYD와 3위인 이브 등 중국 메이저 배터리 기업들도 서둘러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EU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분야에선 국가 에너지 안보와 연결되는 만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이번 IAA 법안을 통해 역내 공공조달 사업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원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익명의 EU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유럽 공공기관이 EU에서 사업하는 중국 배터리 기업의 공공 입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U 중국산 배터리 '역내 생산 의무화·공공조달 배제' 무역장벽 높인다, K배터리 반사수혜 전망
▲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가 유럽연합(EU)의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강화 정책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각사>

이번에 발표된 IAA 법률 초안에는 '유럽 각국이 중국산 제품의 공공 입찰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K배터리 기업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이미 유럽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EU는 한국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는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도 EU 역내에서 생산한 제품과 동등한 대우를 약속했다. 따라서 IAA 법률이 제정돼도 국내 기업들이 받을 불이익은 없는 셈이다. 이에 비해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은 유럽 수출에 제약을 받게 된다.  

유럽외교협회(ECFR)도 지난 2월2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EU가 현지 생산을 의무화하면 한국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EU의 IAA 법 제정이 즉각적이고도 긍정적 시장 효과를 불러올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아 한국산 배터리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추후 법안이 확정되는 대로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IAA 법안은 EU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승인 과정을 거친 뒤 이르면 연내 발효될 예정이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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