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MBK 이사 선임 방식 놓고 정기주총 표대결, 2027년 이사회 장악 위한 양측 노림수 '팽팽'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2-24 16: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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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MBK·영풍 연합이 오는 3월24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제각각 이사 선임안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3월로 6명의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최 회장 측은 일반선출로 이사 5인을 선임하고, 정관 변경 가결 후 분리 선출로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안건을 제출했다.
▲ 오는 3월24일 예정된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 측이 집중투표로 선임할 이사 수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에 반해 MBK·영풍 연합 측은 정기 주총에서 일반 선출로만 이사 6명을 선임하자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했다.
양 측이 각각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로 가장 많이 득표한 안건이 채택된다.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 방식은 집중투표제의 수학적 원리를 활용, 선임할 이사의 숫자를 조정함으로써 2027년 이후 이사회 이사 수 과반을 안정적으로 차지하기 위한 경영권 방어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4일 고려아연 주주총회 관련 공시를 종합하면 올해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 가운데 제2-8호 의안인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의 건’, 제3-1호 ‘집중투표에 의해 선임할 이사의 수 결정의 건’ 등 안건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현행 정관에 따라 고려아연의 이사회 정원은 최대 19인으로 제한되는데, 2026년 정기 주총에서는 임기만료 이사가 6인(최 회장 측 5인, 연합 측 1인), 2027년 임기만료 이사가 13인(최 회장 측 10인, 연합 측 3인)이다.
현재 총 15명의 이사 가운데 최 회장 측이 11명, 연합 측이 4명을 확보하고 있다.
최 회장 일가 회사인 ‘유미개발’은 개정 상법에 따라 오는 9월10일까지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 이상으로 구성해야 하는 것을 감안, 일반선출로는 이사 5인을 선임하고, 제2-8호 의안 통과를 전제로 분리선출 감사위원 1인을 선출하자는 안건을 상정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해 12월 미국 전쟁부와 전략적 투자자를 백기사로 유치해 사실상 경영권을 사수했는데, 이같은 이사 선임안을 낸 것은 이사회 내 과반 구도를 더욱 안정적으로 굳히기 위한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3% 룰’을 적용해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1인을 분리선출(부결 시 자동 폐기)한다면, 일가 친척과 우호 세력들에 지분이 흩어져 있는 최 회장 측이 이사 자리 1개를 확보하는 건 따놓은 당상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3% 룰은 감사·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측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이다.
양측 지분율이 현재 최 회장 측 40.26%, MBK·영풍 연합 측 41.97%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남은 이사 5석을 두고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선출하게 되는데, ‘3대2’로 오히려 MBK·영풍 연합을 앞지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란 분석이다.
의결권 규모가 비슷한 두 집단이 집중투표제로 '홀수'의 이사를 선출할 경우, 이론적으로 조금이라도 지분율이 앞서는 집단이 1석을 더 많이 차지한다.
최 회장 측이 국민연금(지분율 4.58%)·소액주주의 지지로 지분율 격차 1.71%를 뒤집을 수 있다면, 6인의 이사를 선임할 때보다 5명을 선임할 때 오히려 연합 측보다 이사회 의석을 하나 더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여기에 분리선출 감사위원 1석을 더하면 올해 최 회장은 이사회 의석 4석을 가져가게 되고, 연합 측은 2석밖에 차지할 수 없게 된다.
이후 2027년 정기 주총에서 분리선출 1명 외 일반선출로 선임할 이사수가 12명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짝수 인원을 선임하면 양측이 의석을 6개씩 반반씩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분리선출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1인을 최 회장 측이 가져간다면 2027년에는 국민연금·소액주주 지지 없이도 이사 선임 결과를 7대6으로 가져 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최종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이 11명, 연합 측이 8명까지 가능해진다.
반면 연합 측이 주장한대로 2027년 일반선출 이사 11인(분리선출 2인 제외)을 집중투표제로 선출한다면, 가장 유력한 선출 결과는 최 회장 측 5인, 연합 측 6인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도는 분리선출 이사 2인을 더한 최 회장 측이 10명, 연합 측 9명이 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을 사수하지만, 집중투표에서 최 회장 측의 ‘세심한 표 배분’이 요구되는 데다, 이사회 의석수 우위가 간발의 차이인 상황에서 최 회장 측 이사의 ‘변심’이라는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게 된다.
이 같은 계산에 따라 최 회장 측은 올해 정기주총 일반선출 이사 수를 5명으로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전쟁부와 전략적 투자자들을 백기사로 끌어들여 사실상 경영권을 사수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과반 우위를 확실히 굳히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
관건은 오는 3월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이 국민연금·소액주주의 지지를 전제로 ‘감사위원 분리선출 정관 변경’ 안건과 ‘일반선출 이사 5인 선임’ 안건 등을 통과시킬 수 있는지다.
고려아연 측 이사 선임 안건은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황덕남 이사회 의장의 사외이사 재선임안이다. 여기에 최 회장 측 우호세력인 미국 합작법인 크루서블JV가 주주제안으로 미국 방산기업 토마호크전략솔루션의 월터 필드 맥라렌 공동의장을 이사 후보로 올렸다.
반면 MBK·영풍 연합 측은 기타비상무이사로 △박병욱 영풍 사외이사 △최연석 MBK파트너스 전무 등 2인, 사외이사로 △오영 예일 회계법인 회장 △최병일 태평양 고문 △이선숙 변호사 등 3인 등 총 5인을 이사 후보로 올렸다.
한편 MBK·영풍 연합 측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일반선출 6인을 관철한 뒤 개정 상법 시행에 따른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 선임은 추후 논의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