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장악당해 심각한 안보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네덜란드 클링엔달 연구소, 독일 에콜로직 연구소, 노르웨이 국제문제연구소(NUPI) 등이 공동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대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주요 LNG 수입처를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유럽 연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명백히 이익 중심적이고 보호주의적이며 이념적으로 편향된 접근 방식으로 전환한 이 시기에 이같은 상황은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 문제를 놓고 유럽 지역 동맹국들을 상대로 무역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 문서를 봐도 "미국은 에너지 지배력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준다"고 명시됐다.
유럽연구진이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경제지역(유럽연합, 리히텐슈타인,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내로 미국산 LNG 수입량은 2025년 동안 전년 대비 61%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가스 흐름 데이터를 보면 유럽경제지역 LNG 수입량은 2019년 대비 485% 증가했으며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했다.
반면 러시아산 가스 비중은 2025년 동안 8%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카츠페르 슐레츠키 NUPI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에너지 패권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인정하고 유럽의 에너지 수입 문제를 신중히 바라봐야 한다"며 "최근 긴장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에너지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유럽연합 가스 저장고는 수년 만의 최저치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보다 낮다"며 "미국과 긴장이 고조돼 저장량이 고갈되면 앞으로 몇 달 안에 매우 심각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