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드의 전기차 사업 전략 전환은 중국 경쟁사들에 승리를 안겨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중저가 전기차 및 내연기관 차량 시장에서 모두 경쟁력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포드가 SK온과 배터리 합작법인을 청산하고 전기차 사업 전략을 대폭 바꿔내는 일은 중국 경쟁사들에 긍정적 소식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포드의 경쟁력 확보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지며 중국 기업들이 진출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기차 전문지 인사이드EV는 16일 “포드의 전략 변화는 미국의 제조업 및 전기차 시장 경쟁력에 분명한 악재로 느껴진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SK온과 배터리 합작법인 운영 중단을 포함해 전기차 사업에 대대적 전략 변화를 발표했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3년 이래로 포드는 전기차 1대를 판매할 때마다 5만 달러(약 7388만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누적 손해는 모두 130억 달러(약 19조2088억 원)에 이른다.
결국 포드는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 후속모델을 비롯한 전기차 개발을 대거 중단하고 SK온과 함께 건설했던 배터리 공장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인사이드EV는 포드의 이번 발표가 ‘데자뷔’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포드가 과거 세단과 해치백 차량을 모두 단종하고 고가 라인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을 때처럼 전기차 사업 축소 결정도 근시안적 판단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포드는 크로스오버와 트럭, SUV에 선택과 집중을 결정하면서 시장에서 영리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인사이드EV는 포드가 그 결과 한국과 일본 경쟁사들에 빠르게 추격을 받으면서 후회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 전략 변화도 단기적으로는 재무 개선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더 약화시키는 후폭풍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포드는 기존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 전략을 사실상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중저가 전기차 플랫폼을 상용화해 다수의 신차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미국 기준으로 3만 달러(약 4426만 원) 안팎에 출시를 예고한 저가 전기 픽업트럭이 포함된다.
| ▲ 포드 켄터키 자동차 생산공장 내부 사진. <연합뉴스> |
그러나 인사이드EV는 포드가 실제로 이러한 전략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전망이 다소 어둡다고 비판했다. 이는 여전히 실체 없는 계획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포드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전기차 사업에 대대적 전략 변화를 발표한 점도 새 전기차 플랫폼의 실제 상용화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뒤 전기차 지원 정책이 대폭 축소되며 포드의 전략 변화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인사이드EV는 포드의 경쟁사인 GM이 전기차 사업에서 수익성을 점차 개선하며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한 구체적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포드가 충분히 효과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내연기관 차량 중심으로 사업 방향성을 다시 틀기로 한 것은 실망스러운 선택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인사이드EV는 미국 대표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가 전기차 전략을 대폭 축소하는 일은 결국 중국에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에서 부동의 1위 국가로 자리잡았다.
포드와 같은 미국 기업이 전기차 시장 경쟁을 피해 내연기관 차량에 다시 집중하더라도 중국과 경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전기차 시장에서 구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라인업을 하이브리드와 같은 내연기관 차량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EV는 “BYD와 샤오펑(엑스펑), 지커 등 기업들은 순수전기차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겨냥해 전기차 디자인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며 “손쉽게 라인업을 추가할 수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포드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미래 유망 산업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도 멀어지고 내연기관 차량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도 자신하기 어려운 ‘악수’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사이드EV는 “포드 경영진은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의 성공을 바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성과를 확인하려면 최소 2년은 더 기다려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