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환인제약 자사주 맞교환 '도랑치고 가재잡고', 이원범 경영권 방어·신사업 확대 다 겨냥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5-12-16 16:14:16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환인제약 자사주 맞교환 '도랑치고 가재잡고', 이원범 경영권 방어·신사업 확대 다 겨냥
▲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환인제약의 최근 자사주를 활용한 지분 교환을 놓고 이원점 환인제약 대표이사 사장(사진) 체제에서 지배력 강화와 신사업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전략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환인제약이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해소하고 2세 경영 체제를 안정화하기 위해 자사주 맞교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원범 대표이사 사장이 이광식 창업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고 경영 승계를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우호 지분 확보로 경영권 방어와 사업적 시너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환인제약은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동국제약, 진양제약, 경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 3곳과 각각 지분교환을 추진했다.

환인제약이 이번에 처분한 자사주 규모는 총 131만6880주(7.08%)에 달한다. 이는 환인제약이 보유하고 있던 12%대 자사주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약 154억 원 규모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환인제약은 동국제약에 60만 주, 진양제약에 31만6880주, 경동제약에 40만 주를 각각 넘겼다. 같은 날 동국제약은 자사주 37만1987주(70억 원), 진양제약은 90만4391주(37억 원), 경동제약은 자사주 77만4257주(47억 원)를 처분했다.

이는 경영 승계가 시작된 이원범 사장에게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원범 사장은 올해 10월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이광식 회장으로부터 186만 주를 증여받으며 지분율이 3.27%에서 13.27%로 늘어났다. 이광식 회장의 지분은 같은 기간 20%에서 10%로 감소했다. 이광식 회장과 이원범 사장의 합산 지분율은 23.27%에 그쳐 외부 공격에 취약한 편이다. 

환인제약은 애초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경영권 강화가 꾸준한 과제로 지목되어 왔다.

실제 미국계 펀드인 데칸밸류어드바이저스가 환인제약 지분을 매집해 2006년 일시적으로 이광식 회장측보다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한 이후 2009년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며 이사회 진입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환인제약은 백기사를 확보 및 자사주 매입 등을 실시하며 경영권을 겨우 방어했다.
 
환인제약 자사주 맞교환 '도랑치고 가재잡고', 이원범 경영권 방어·신사업 확대 다 겨냥
▲ 제약업계에서 환인제약(사진)이 앞으로 동국제약과 경동제약, 진양제약 등과 사업 협력을 위한 단단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 사장으로서는 이번 지분 교환을 통해 자사주 7.08%를 우호 지분으로 묶어두게 됨으로써, 기존 주식 수까지 합쳐 약 30%까지 지분을 높이며 잠재적인 경영권 분쟁 위험을 크게 낮춘 셈이다.

이번 자사주 처분 결정은 상법 개정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회피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시선이 많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자사주 매입 시 소각을 의무화하거나 배당 재원으로 활용을 제한하는 등의 상법 개정안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자사주 소각이 시행될 경우 기업이 비록 자기자본으로 매입한 주식이라 할지라도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된다. 

환인제약은 이러한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 자사주를 활용해 가장 시급했던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안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이원범 사장이 2세 경영을 본격화하며 미래 먹거리로 동물약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분야를 강조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세 개사와 협력 강화는 미래 전략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동국제약, 진양제약, 경동제약 등과 함께 해당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확대를 가속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셈이다.

환인제약은 정신신경용제 전문의약품(ETC)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해왔지만 성장 한계가 비교적 뚜렷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신사업 발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원범 사장이 대표 취임 이후 동물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제시해온 것도 이러한 배경과 맞닿아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지분을 교환한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과 건기식 사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추후 시너지를 낼 여지가 있다. 특히 지분 교환 방식은 단순한 업무협약(MOU)보다 협력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해관계를 주주 수준에서 맞물리게 하면서, 향후 공동 제품 개발이나 유통 협력 등으로 논의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크다는 뜻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안을 앞두고 자사주 문제와 관련해 중소제약사들의 고민이 많다”며 “서로의 우호지분 역할을 넘어 같은 업종인 만큼 추후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최신기사

대우건설, 2018년 서울 금천구 지반침하 사고로 '2개월 영업정지' 제재 받아
현대차그룹·포스코그룹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공동 투자 결정, 지분율 80대 20
[정시특집-대학바로가기] 중앙대 정시 가나다군 1944명 선발, 첨단분야 신설·증원
네이버, 스페인 투자 계열사 주식 9728억 더 취득해 완전자회사로
검찰, '미공개 정보 이용'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부부에게 실형 구형
[16일 오!정말] 이재명 "제일 나쁜 것은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투자는 경영상 목적 따라 적법하게 진행, MBK·영풍에 유감"
[원화값 뉴노멀④] 삼양식품 김정수와 오뚜기 함영준 희비 가르는 고환율, 식품업계 비빌..
한동훈, 국힘 다무감사위의 김종혁 중징계 권고에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일 수 없다"
넥슨 PC·모바일 게임 시장서 연말 겹경사, 이정헌 IP 확장 전략 통했다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