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글로벌 성장, 기업가치 제고 등 지난 3년 동안의 성과는 진 회장이 다음 3년이 문을 열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진 회장은 다음 3년에도 ‘일류 신한’을 핵심가치로 두고 그룹의 미래성장 기반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4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다음 회장 최종 후보로 진 회장을 선정했다.
선택의 이유는 분명했다. 곽수근 회추위원장은 “3년 동안 흠 잡을 곳이 없었다”는 한 문장으로 평가를 압축했다.
애초 업계 안팎에서도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재임 3년의 성과를 고려했을 때 이사회가 진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무엇보다도 재무성과가 명확했다. 진 회장은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신한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는 순이익 5조 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이 독보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4년 한 해 글로벌 사업에서 7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기도 했다. 계열사 한 곳 수준의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시대에 맞게 신한의 변화를 이끌어온 역량도 높게 평가됐다.
곽 회추위원장은 “진 회장의 프레젠테이션(PT)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이 신한문화가 그룹 전체 잘 확산되도록 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겠다는 지점이었다”며 “인공지능 전환(AX)·디지털전환(DX) 등 변화에 전향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역량을 계속 키우겠다는 점도 돋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신한금융 회추위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가치를 들여다봤다. 이는 ‘신한정신’으로 표현됐다.
▲ 곽수근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가 4일 차기 회장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곽 회추위원장은 “신한에는 경영 혁신의 자세, 어떤 두려움도 없이 미래를 창조하겠다는 단합된 모습이 있었다”며 “다만 창업주의 생각은 시대가 지나며 흐려지는 만큼 앞으로는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한정신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진 회장이 이 신한정신을 이어가는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바라봤다.
곽 회추위원장은 “기업의 경영 승계는 경영권을 넘겨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사업하는 마음, 신한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진 회장이 신한에 들어와 지금까지 경영하면서 가져온 많은 것들을 후계자·후배들에게 잘 물려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신한정신을 바탕으로 진 회장이 그려온 신한금융은 ‘일류신한’이라 할 수 있다. 진 회장은 2023년 처음 신한금융 회장이 되면서부터 재무적 기준에서 1등을 목표를 두지 않았다.
진 회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우리는 이미 ‘선한 영향력 1위’라는 명확한 목표를 중장기 지향점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를 다하고 고객들로부터 신뢰받는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진 회장의 다음 3년 키워드 역시 ‘일류 신한’이다.
진 회장은 이날 최종 후보 선정 뒤 취재진을 만나 “1기 때 강조했던 ‘일류 신한’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신뢰받는 기업만이 오래간다는 이 신념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 3년 동안도 신뢰를 가장 큰 축으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류 신한에 더해지는 진 회장의 과제로는 ‘생산적 금융 확대’가 꼽힌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생산적ᐧ포용 금융에 110조 원을 공급하는 ‘신한K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가운데 93∼98조 원은 생산적 금융에 투입한다. 경제 여건과 산업구조 변화를 고려해 지원 규모는 유연하게 조정해 나간다.
구체적 실행전략도 나왔다. 신한금융은 ‘생산적 금융 성장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6조9천억 원 규모의 대출에 약 520억 원의 금리 지원을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진 회장이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선봉에 설 가능도 제기된다. 진 회장은 앞서 9월 국민성장펀드보고대회에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