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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남자들' 롯데그룹 부회장들 짐 쌌다, 신유열 전면등판 위한 길 닦기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11-27 14: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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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172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의 남자들' 롯데그룹 부회장들 짐 쌌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035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유열</a> 전면등판 위한 길 닦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26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축소한 것은 사실상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오른쪽)의 등판을 위한 길 닦기로 읽힌다는 반응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곳곳에 있던 컨트롤타워 기능을 축소한 것을 두고 후계자인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를 위한 길 닦기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신유열 대표가 그룹의 중심에 등장하기에 앞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부회장들에게 쏠린 힘을 분산하기 위해 관련 기능을 해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롯데그룹 안팎의 얘기를 들어보면 9년가량 유지한 사업 총괄 체제의 폐지를 놓고 다소 의아한 결정이라고 보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신동빈 회장의 판단을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는 배경에는 롯데그룹이 비교적 오랜 기간 사업 총괄 체제를 유지하면서 나름 성과를 냈다고 자부해왔기 때문이다.

사업 총괄 체제는 2017년 2월 비즈니스유닛(BU)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유통과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구성해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일에 주력하는 조직으로 구성됐다.

사실상 비슷한 산업에 속해 있는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미니 컨트롤타워’였던 셈이다.

BU 체제가 효과적인지를 놓고 의문도 많았다. 실제로 일부 BU는 출범 이후 실적이 오히려 저조해졌고 혁신에 속도가 덜 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BU 출범 5년차인 2021년 말 BU체제를 한 단계 고도화해 헤드쿼터(HQ)체제로 개편했다. 각 HQ 총괄대표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줄 테니 의사결정에 속도를 높여달라는 것이 당시 내세운 이유였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이 HQ체제를 놓고 ‘민첩함을 강제해 실행력을 높인 조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2023년 하반기 들어 주요 HQ 가운데 하나였던 호텔군HQ가 사실상 와해되면서 또다시 ‘HQ 무용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후 2년 넘게 HQ를 유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 총괄 체제가 그룹에 필요한 제도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롯데그룹이 거의 9년에 가까운 시간을 들여 다듬어온 사업 총괄 체제를 일순간 무너뜨린 것은 뜻밖의 일로 충분히 여겨질 수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계열사의 시너지 확보가 목적인 컨트롤타워 형태의 조직보다는 각 계열사별 의사결정에 속도를 부여하는 형태의 조직 운영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롯데지주도 힘을 빼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놓고 ‘실무형 조직’으로 거듭난다고 밝혔다.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을 공동대표로 발탁해 재무와 경영관리, 전략과 기획 등 2개 파트로 나눠 전문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롯데지주가 그동안 사실상 계열사 전반을 총괄하는 ‘관리형 조직’으로 작동해왔다는 점을 인정한 꼴이나 다름없는 발표로도 여겨진다.

실제로 HQ체제와 롯데지주의 운영을 놓고 ‘옥상옥’에 ‘옥상옥’이 중복된 형태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한 계열사에서 보고된 전략이 HQ체제의 검토를 거쳐 추진되는 일은 당연하다 하더라도 한 단계 나아가 롯데지주가 최종 승인을 해야만 비로소 결정되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계열사 입장에서 보면 HQ를 한 번, 롯데지주를 또 한 번 통과해야 하는 비효율적 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비효율적 요소를 걷어내는 차원에서 신동빈 회장이 컨트롤타워 기능을 대폭 약화시킨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결정이 신유열 대표의 보폭 확대를 염두에 둔 전략적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와 HQ의 위상이 계속 커졌던 만큼 이를 담당하는 임원들의 영향력도 꾸준히 강화됐다.

롯데지주는 애초 출범 직후부터 대표이사를 부회장이 맡는 체제가 유지됐다. 황각규 전 부회장과 송용덕 전 부회장뿐 아니라 이번 인사에서 물러난 이동우 전 부회장 모두 롯데그룹에서 가장 높은 직급이었다.

각 사업군HQ를 이끄는 총괄대표들도 대부분 부회장이었다. 처음에 사장으로 선임됐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부회장에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172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의 남자들' 롯데그룹 부회장들 짐 쌌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035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유열</a> 전면등판 위한 길 닦기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그룹으로서는 그룹에 기여한 인물을 대상으로 전문경영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직급을 주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회장단의 덩치가 커지는 것은 그만큼 그룹의 많은 힘이 이들에게 쏠리는 현상으로도 나타났다.

신유열 부사장에게 처음으로 계열사 경영을 맡기면서 대관식을 준비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이런 힘의 쏠림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삼아 올드보이(OB)를 용퇴하게 하고 빈 자리에 젊은 사람들을 채워 오너3세 시대를 자연스럽게 여는 그림을 그렸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컨트롤타워 기능을 정비하는 것은 이런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실행력 강한 조직으로 변화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자리를 없애면서 자연스러운 권력 이양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증권가의 한 연구원은 “임원인사를 자세히 보면 지주도, 쇼핑도 부회장급이었던 인물의 급들이 기존 부회장에서 사장급으로 다 낮아졌고, 사장급 대표이사도 그리 많지 않다”며 “반면 오너3세인 신유열 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입지를 넓혔는데 결국 3세 등판을 위한 임원인사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기존 부회장단이 동반 사퇴하는 일은 여러 재벌그룹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젊은 총수의 등장에 앞서 선대 회장을 보필했던 부회장단이 용퇴라는 이름으로 물러나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승계라고 보는 문화가 지배적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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